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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미쳐가" "살아선 못갈듯" 러 병사 통화 도청본 입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크라마토르스크의 주거 지역에 대한 야간 미사일 공격으로 초토화된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크라마토르스크의 주거 지역에 대한 야간 미사일 공격으로 초토화된 모습.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이 본국에 있는 가족과 통화한 대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이 가족과 통화한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번 녹취록은 러시아군으로부터 도청한 통화 내역 2000여건 중 일부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국 기지국을 통하는 러시아 병사들의 통화를 도청해 자국 군인에게 정보를 제공 중이다.

AP통신은 부차를 비롯해 전쟁범죄가 자행된 지역에 주둔했던 러시아 병사 3명이 가족과 통화한 내용을 소개하며 “이들의 대화는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을 갖고 있었던 이들이 어떻게 타인에 대한 끔찍한 폭력에 연루되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러시아 병사 A는 아내와의 통화에서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 같다며, 만약 집에 돌아간다면 왜 우리가 술을 마시는지 얘기해주겠다"고 했다.

또 다른 병사 B는 어머니와의 초기 통화에서 ‘총알 한 발 쏘지 않고 일주일 안에 키이우를 점령하는 것’이 러시아군의 계획이라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B 병사는 어머니에게 민간인 살해 등 러시아군이 자행한 약탈 행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또 다른 병사 C는 가족에게 통화로 전장의 공포를 가족에게 전했는데, "이곳은 나를 미치게 한다"며 "필요하다면 (우크라이나인들을)죽이겠다"고 했다.

C 병사는 그러면서 앞으로 예상되는 전쟁의 수순이 있느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우크라이나 전체를 청소할 때까지 아마 여기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과 연락이 닿은 러시아 병사들의 가족은 “아들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변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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