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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8개월전 바이든에 '최고가 선물'...푸틴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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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해 외국 정상에게 받은 선물 중 가장 비싼 것은 1만2000달러(약 1550만원)짜리 필기구 세트였다. 이를 선물한 사람은 다름 아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국무부 의전 담당자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21년 외국 정상에게 받은 선물 목록과 가격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해 동안 4만6000달러(약 5957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021년 6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약 1550만원 상당의 필기구 세트를 선물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021년 6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약 1550만원 상당의 필기구 세트를 선물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장 비싼 선물을 준 사람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8개월 전인 2021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1만2000달러 상당의 필기구 세트를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선글라스와 미국 들소 모양의 유리 조각으로 답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시만 해도 양국 관계가 지금처럼 얼어붙진 않았다"고 전했다.

같은 해 9월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에 700달러(약 90만원) 상당의 성조기를 선물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이 2021년 9월 1일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트레이드 마크'가 된 군복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되기 전이다. UPI=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이 2021년 9월 1일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트레이드 마크'가 된 군복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되기 전이다. UPI=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받은 최저가 선물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준 433달러(약 56만원)짜리 듀퐁 만년필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고가(러시아)와 최저가(프랑스) 선물이 둘 다 필기구였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앞줄 가운데)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앞줄 왼쪽)이 2021년 5월 21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전직 미 육군 대령 랄프 퍼켓의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질 바이든여사(오른쪽 끝)에게 스님들의 손수건과 앨범 등을 선물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앞줄 가운데)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앞줄 왼쪽)이 2021년 5월 21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전직 미 육군 대령 랄프 퍼켓의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질 바이든여사(오른쪽 끝)에게 스님들의 손수건과 앨범 등을 선물했다. AP=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이 꼽은 '가장 사려 깊은 선물'은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건넨 펜화와 티세트다. 펜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살던 어린 시절 집을 그린 것이다. 가격은 780달러(약 101만원)로 기록됐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장 많은 선물을 건넨 사람은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다. 그는 개 먹이 그릇 2개, 양모 담요 2개, 머그잔 세트, 옥스퍼드 블루 잉크병이 든 만년필, 프레더릭 더글러스 벽화 사진,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로고가 새겨진 마스크 등을 담긴 꾸러미(536.2달러, 약 69만원)를 건넸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기 두 달 전인 2021년 6월,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9600달러(약 1243만원)짜리 실크 카펫을 선물했다. 응우옌 쑤언 푹 당시 베트남 국가주석은 모래로 그린 바이든 대통령의 초상화(2700달러, 약 349만원)를 건넸고, 작고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2200달러(약 284만원) 상당의 은색 액자에 여왕 본인 사진을 넣어 선물했다.

보고서엔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받은 선물도 기록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여사에게 깜짝 선물을 건넸다. 2015년 세컨드 레이디(부통령 부인) 시절 한국을 방문했던 바이든 여사가 진관사에서 찍은 사진을 앨범으로 만들고, 진관사 스님들이 직접 수놓아 만든 손수건과 주지 스님의 편지 등도 동봉해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자개 명판이 전달됐다. 미 국무부는 해당 선물 가치를 2282달러(약 296만원)로 매겼다.

또 문 전 대통령은 이 기간동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990달러(약 128만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청자 찻주전자를 선물했다.

질 바이든 당시 세컨드 레이디가 2015년 7월 서울 진관사를 방문해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로 불리는 미국 부통령 부인이 한국을 방문한 첫 사례였다. 연합뉴스

질 바이든 당시 세컨드 레이디가 2015년 7월 서울 진관사를 방문해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로 불리는 미국 부통령 부인이 한국을 방문한 첫 사례였다. 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선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의 성격을 보여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시절엔 외국 정상들이 루이비통 골프백, 금테 두른 초상화 등으로 환심을 사려 했다"고 전했다.

외국 정상에게 받은 선물은 원칙적으로 미국 정부에 귀속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안전한 보관을 위해 국가기록원으로 옮겨지며 만일 바이든 대통령 개인이 소장하고 싶다면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면 된다"고 했다. 실제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받은 선물을 개인적으로 소장하기 위해 정부에 1457달러(약 189만원)를 상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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