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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아끼려다...냉골방서 장작 피우던 태국인 부부 질식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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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태국인 부부가 숨진 전북 고창군 주택을 살펴보는 마을주민. 연합뉴스

불법체류 태국인 부부가 숨진 전북 고창군 주택을 살펴보는 마을주민. 연합뉴스

전북 고창군의 한 주택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인 태국인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기름값을 아끼려 밀폐된 방 안에서 장작불을 피웠다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창경찰서는 지난 23일 오후 5시쯤 고창군 흥덕면의 한 주택에서 태국인 A(55)씨와 그의 아내(57)가 숨져 있는 것을 출동한 경찰 등이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 부부는 방안에서 함께 쓰러져 있었으며 이들 주변에는 불에 탄 장작도 있었다.

숨진 태국인 부부가 음식을 조리한 흔적. 연합뉴스

숨진 태국인 부부가 음식을 조리한 흔적.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연 30만원에 세를 주고 산 것으로 파악됐다"며 "기름보일러에 남은 기름이 없고 가스를 쓴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난방을 아예 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추위를 피하려 방 안에서 장작불을 피웠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마을주민에 따르면 A씨 부부는 10여 년 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와 고창군에 정착했다. 관광비자로 입국했다고 한다. 이들은 열심히 번 돈을 태국에 있는 자녀들에게 송금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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