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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맞추기 교육으로 10년 허송세월”…쓴소리 쏟아진 서울대 교육개혁 대담회

중앙일보

입력

23일 서울대학교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개원 1주년 대담회.   왼쪽부터 유홍림 서울대 총장,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 김병연 국가미래전략원장. 연합뉴스

23일 서울대학교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개원 1주년 대담회. 왼쪽부터 유홍림 서울대 총장,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 김병연 국가미래전략원장. 연합뉴스

“인구 문제가 심각한 건 우리가 교육을 잘못했기 때문입니다.” 23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개원 1주년 기념 대담회가 열린 서울대 우석경제관.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은 한국 교육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교육 개혁’을 주제로 열린 이날 대담회에서 그는 “교육이 너무 경쟁적이고, 학생들이 상대 평가로 힘들어하기 때문에 애들도 잘 안 낳는다”며 “대학교만이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지금처럼 ‘정답 맞추기’ 교육을 해선 우리나라의 창의성에 가망이 없다. (중·고교·대학까지) 10년 동안 허송세월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개원 1주년 맞아 

대담회에서 국내 석학과 교육 전문가들은 ‘교육 실패’가 경제 침체와 지역 간 불균형 등 사회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1960~1980년대 고속 성장을 했는데 교육을 통해 빠른 성장을 했기 때문”이라며 “인적 자본이 정체되며 성장률이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기조 강연을 맡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역시 “교육 문제가 지역 소멸로 이어진다. 교육이 사회와 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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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학에서 단과대·전공 간 벽이 높고,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오 전 총장은 “(고등교육의 경우) 전공 간의 벽이 제일 큰 문제”라며 “이 때문에 (대학이) 사회 트렌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하지 못한다”고 했다.

‘교육개혁’ 연구과제 추가 선정 검토

국가미래전략원은 서울대가 국가 정책 비전을 제안하기 위해 설립한 ‘공공 싱크탱크’다. 2016년 출범한 서울대 본부 산하 국가전략위원회(국가정책포럼)의 후신이다. 명예원장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원장은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았다. 현재 국가미래전략원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서울대 교수만 40여명에 달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반기문 국가미래전략원 명예원장(전 유엔사무총장)이 23일 "교육개혁 어떻게 할 것 인가"를 주제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개원1주년 기념 대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반기문 국가미래전략원 명예원장(전 유엔사무총장)이 23일 "교육개혁 어떻게 할 것 인가"를 주제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개원1주년 기념 대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세계질서의 변화와 한반도의 미래’ ‘저출산 고령화와 인구문제’ ‘민주주의의 위기’ ‘글로벌 팬데믹 위기’ ‘과학기술의 미래’ ‘경제안보’의 6대 연구 과제를 선정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국가미래전략원은 추후 연구과제로 ‘교육개혁’을 추가 선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병연 원장은 “모든 문제의 뿌리는 사람이다. 하지만 교육 문제는 한국 사회가 풀기엔 복잡하고, 정부도 단임이다 보니 (정책) 지속성이 떨어진다. 연구를 할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말씀에서 반기문 전 총장은 “개원 1주년을 맞이해 교육개혁에 관한 대담회를 개최하고 이 주제를 또 다른 연구 영역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며 “질높은 인성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과 전 세계가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같이 활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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