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신속처리, 조세감면...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경쟁 불붙었다

경북도와 포항시, 포스코케미칼 등 기업 6곳, 경북대·포스텍·흥해공고 등 학교 10곳이 지난 15일 포항시청에서 '이차전지 혁신 산업생태계 구축과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사진 경북도]

광역자치단체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유치 경쟁이 불붙고 있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지역 내 기업에 생산시설 인허가 신속처리, 조세 감면 등 파격적인 정부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정부, 3개 분야 특화단지 신청 접수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는 27일까지 이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등 3개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신청을 받는다. 최종 발표는 산업통상자원부·전문위원회 평가와 국가 첨단전략산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나올 전망이다.

경북도는 포항에 이차전지 특화단지, 구미에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신청을 위해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포항은 2019년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4조2000억원대 기업투자(MOU 기준)가 이뤄지면서 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 등 선도기업 중심으로 대·중소기업 협력 생태계가 형성돼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지난 21일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포스코케미칼 음극재 공장을 방문해 피엠그로우·대륙신소재·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 등 관련 기업과 이차전지 특화단지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포스코케미칼은 대표적인 2차전지 소재 선도기업으로 올해까지 블루밸리국가산단에 3458억원을 투자해 연 1만8000t 규모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또 영일만 4산단에는 6000억원을 투자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양극재 공장(6만t 규모)을 건설 중으로 이차전지 양대 핵심소재를 모두 포항에서 생산하게 된다.

이 부지사는 “특화단지 조성 계획을 현장에서 공유하고 기업 애로사항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구미는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이 목표다. 앞으로 개항할 대구·경북 신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어 수출과 물류 수송에 유리하고 SK실트론·삼성SDI·KEC 등 반도체 선도기업을 비롯한 연관기업 359곳이 입주해 있다. 추가 비용 없이 기존에 조성된 산업 기반으로 신속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는 게 구미시 설명이다.

충북도도 반도체·이차전지 모두 특화단지 신청에 나섰다. 충북도는 반도체 생산액 전국 2위, 이차전지 생산액 전국 1위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풍부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접점 지역에 반도체 특화단지 공동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경남도는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에 뛰어들었다. 특화단지가 들어설 장소로는 창원 강소연구개발특구가 후보지이며, 경상국립대와 함께 27억원을 들여 반도체 실습실도 구축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경북 구미 SK 실트론을 방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실리콘 웨이퍼 생산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화단지, 일자리 창출에 기여" 
각 광역단체가 특화단지 지정에 사활을 거는 건 특화단지 조성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화단지에 지정되면 기반시설 구축과 공동 연구개발 인프라 설치, 인력양성, 인허가 신속 처리 등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기업이 살아난다. 자연스럽게 지역경제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도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이 전기차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기에 포항에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조성되면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미에는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살기 좋은 지방 시대 롤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