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한·미 동맹 및 암참 창립 70주년을 맞아 한국을 ‘아시아 제1의 비즈니스 허브’로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업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거듭나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암참은 이날 한국이 싱가포르·도쿄·홍콩 등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7개의 제도 개선안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법인세 및 외국인 소득세율 경쟁력 확보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데이터정책 완화 ▶금융 규제환경 개혁 ▶최고경영자(CEO) 형사책임 범위 축소 ▶지식재산권(IP) 보호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부합 등이 담겼다.
김 회장은 “한국에서는 CEO의 형사처벌 수위가 상당히 센 편이다. 비즈니스를 총괄하지 않더라도 CEO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라며 “처벌보다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형사책임 범위를 줄이는 것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도입된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고정 세율은 20년 상한선이 있는 반면 일본·싱가포르에선 기한 없이 영구적으로 적용된다”며 소득세율 완화를 요청했다.
암참은 이날 회원사 대상으로 한 ‘국내 경영 환경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한국은 2년 연속으로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본부로 선호하는 지역 2위에 올랐다. 한국이 지역 본부로서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노동 ▶세제 ▶CEO 법적 책임 ▶IP 보호 ▶디지털 경제 등 5대 개혁과제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의 비율은 23.2%로 전년 3.5%보다 크게 개선됐다. 암참은 이에 대해 “정권 교체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경영에서 어려웠던 요소로는 경기 둔화(47.8%)와 규제 환경(24.6%), 코로나19(10.1%), 경직된 노동 정책(7.2%), 글로벌 공급망 차질(7.2%) 등이 꼽혔다.
암참은 1953년 한국과 미국 간 투자·교역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 상의 단체다. 총 800여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2013년부터 암참 회장을 맡은 제임스 김은 야후코리아 총괄사장,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한국GM 대표 등을 지냈다. 암참 역사상 첫 한국계 회장이다. 김 회장은 “20년 넘게 한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한·미 관계는 지금이 최고”라며 “양국 정부와 기업인을 연결하는 가교로 핵심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