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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7연속 금리인상 행진 멈췄다...경기 우려에 3.5% 동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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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금 수준인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선 사상 첫 7차례 연속 인상 행진을 끊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6%로 전보다 낮춰 전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사상 최장인 7차례 연속 인상 기록도 이번 결정으로 멈췄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국민의 빚 부담과 경기 침체 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물가는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가계·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 등은 커지며 소비가 감소한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 시장 위축이 심해질 수도 있다.

이번 동결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4.5~4.75%로 정한 이후 한·미 금리 차는 최대 1.25%포인트로 벌어진 상황이다.

Fed는 이날 공개한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참석자 거의 모두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오는 3월과 5월 FOMC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Fed는 다만 “대부분의 참석자가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경제 상황 개선 여부를 더 잘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달러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중심이 되는 화폐)라는 점에서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국내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환율은 상승) 위험이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 가격을 비롯한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직전 전망(1.7%)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중국 경제의 위축과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이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부동산 시장 침체도 어려움을 더하는 가운데 기존 예측을 수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2.4%로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물가 상황을 반영해 직전 예상(3.6%)보다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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