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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권력 장난…깡패지 대통령이냐” 여당 “선 넘은 막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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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송부된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가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냐”고 말했다. 여당이 당장 “정작 깡패와 어울려 대북 송금 의혹을 받는 장본인이 선 넘는 막말을 했다”며 반발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문제의 발언은 이 대표가 22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마무리 발언으로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이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할까말까 하다가 조금만 하겠다”고 하면서 “보건복지부가 자살 문제 대책으로 번개탄 생산을 막겠다고 정책 발표를 했다고 한다. 국정은 장난이 아니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자신의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검찰을 직격했다. “수사권으로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습니까. 국가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습니까”라고 하면서다. 그러면서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하냐, 가만히 맞아라’고 하는 게 깡패의 인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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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이 서둘러 체포동의안을 재가한 것은 야당 파괴 공작의 최종 배후이자, 정적제거의 원조 설계자임을 공식적으로 자인한 셈”이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정작 본인이 깡패 출신 기업인과 어울려 대북 송금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장본인이면서 대통령에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쏟아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7일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가결과 부결 사이에서 조급한 마음을 알겠지만 당대표직으로 민주당을 사유화해 방탄막이로 삼고 장난하면 명백한 범죄 혐의자이지 대표냐”라고 맞받았다.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도 여당은 이 대표 발언을 문제삼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표 발언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언급을 자제했다.

이 대표는 23일 오전 별도의 기자간담회도 열어 체포동의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21일 윤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로 송부된 체포동의안은 24일 국회 본회의 보고, 27일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민주당 대표로서 선당후사 정신을 발휘해달라”는 쓴소리를 면전에서 듣기도 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앞으로 여러 번의 체포동의안이 오겠지만, 이번엔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바와 같이 (부결 총의를) 따라가자”면서도 “다음번에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임해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추가 구속영장 청구 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라는 요구다.

한편 취업 후 상환하는 학자금 대출에 일부 무이자 혜택을 주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모두 퇴장했다.

이 대출은 일정 소득 구간 이하 대학생이 대출로 공부한 뒤 졸업 후 소득이 생기면 대출 원리금을 갚는 제도다. 개정안은 취직 전 상환 유예 기간에 이자를 면제해주고, 취업 후 실직 등으로 소득이 없어져 원리금 상환을 다시 유예한 경우 이 기간 이자도 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재정 부담과 도덕적 해이, 다른 취약 계층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개정안에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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