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되살아난 금리 공포…코스피 1.7% 하락하며 2420선 내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코스피 지수는 개장부터 28.09포인트(1.14%) 낮은 2,430.87에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2,416.16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91포인트(1.88%) 내린 778.51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22일 코스피 지수는 개장부터 28.09포인트(1.14%) 낮은 2,430.87에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2,416.16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91포인트(1.88%) 내린 778.51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되살아난 미국발 ‘긴축 공포’에 국내 증시가 새파랗게 질렸다. 2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8% 급락하며 2417.68까지 밀렸다. 들썩이는 달러 강세에 지난달 ‘바이(순매수)’ 행진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로 돌아선 것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2440억원)과 기관(-6874억원)은 1조원에 가까운 931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 홀로 8872억원 상당을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파란불(하락세)을 켰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 가운데 포스코홀딩스(-4.05%)가 하락 폭이 가장 컸고, LG화학(-3.06%), 기아(-2.74%), LG에너지솔루션(-2.31%), SK하이닉스(-2.3%), 현대차(-2.24%) 등은 2% 이상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하루 사이 1.88%(14.91포인트) 급락하며 778.51로 거래를 마쳤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국 증시뿐 아니라 일본 니케이225(-1.34%), 대만 자취안(-0.93%), 홍콩 항셍지수(-0.53%)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가 얼어붙은 건 미국의 긴축 정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 폭(전년 동월대비 6.4%)이 예상만큼 줄지 않는 데다 견조한 고용 성과가 대표적이다. 특히 미국의 1월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는 51만7000명으로 전월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월가 예상(19만명)을 크게 웃도는 결과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최근 일부 Fed 인사들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꺼낸 점도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연준 내 대표 매파(긴축 선호)인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 회의 때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로레타 매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달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택했던 Fed가 다시 빅스텝을 밟을 확률도 높아졌다. 22일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21%로 전망했다. 0%였던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시장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옅어졌다.

긴축 우려에 미국 증시는 휘청였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2.06% 하락한 3만3129.5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2.5%)와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도 2% 이상 급락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다시 몸값이 뛰는 달러값도 국내 금융시장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달러값이 오르고 원화값이 떨어지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9원 내린 1304.9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1300원이 깨진 것은 지난해 12월 19일(1302.9원) 이후 두 달 만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당 원화가치가 70원가량 떨어졌는데 외국인 입장에서는 약 7% (환율로) 손해”라며 “달러값 1300원대는 (외국인 입장에선) 추가 투자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재점화된 미국발 긴축 공포에 당분간 국내 증시의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랠리를 이끌었던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줄면서 증시 조정으로 이어졌다”며 “최근 국내 증시는 Fed 정책에 민감한 만큼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경진 연구원도 ”다음 달 FOMC까지 시장 불안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가늠자는 22일(현지시간) 공개 될 2월 FOMC 의사록을 꼽는 전문가도 많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초 시장은 2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하락)’이란 발언에 주목하며 주가가 올랐다”면서“하지만 이번 의사록에 매파적 기조를 확인하면 추가금리 인상 압박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