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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왕이 양면전술...우크라엔 "장기화 반대" 러엔 "시련 견뎌낼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왼쪽)이 모스크바 메트로폴 호텔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만났다. 타스=연합뉴스

21일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왼쪽)이 모스크바 메트로폴 호텔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만났다. 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앞두고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럽과 러시아를 상대로 잇단 외교 행보에 나섰다. 미국이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 사령탑이 양국에 한 발언이 엇갈리면서 결국 중국의 양면 전술이란 분석도 나왔다.

중국 외교 책임자인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은 21일(현지시각)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만나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왕 위원은 “중러 관계가 국제 정세의 어떤 시련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바위처럼 단단하다”며 “변화하는 국제 정세로 인한 어떤 도전도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왕 위원은 ‘견약반석’(堅若磐石)이란 중국 성어를 사용했는데 태산처럼 굳건하다는 의미로 견고하고 파괴할 수 없는 관계를 표현할 때 사용된다.

왕 위원은 또 “중국은 국익을 수호하고 상호 호혜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러시아와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변덕스러운 국제 정세에서 양자 및 국제 문제에 심도 있는 입장을 조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시의적절하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만난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사진 주우크라이나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지난 18일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만난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사진 주우크라이나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왕 위원은 앞서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만났을 땐 전쟁 확대에 반대한다는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지난 18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 위기가 장기화하고 확대되는 것 원치 않는다”며 “국제 정세가 악화하는 것을 막고 평화를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왕 위원의 이같은 발언을 크게 보도하며 중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중재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동시에 “분쟁에 기름을 붓는 것은 미국이며 전쟁을 정치쇼로 둔갑시켰다”고 맹비난했다.

22일 왕 위원은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에게 ″중러 관계가 국제 정세의 어떤 시련도 견뎌낼 수 있을만큼 바위처럼 단단하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연합뉴스

22일 왕 위원은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에게 ″중러 관계가 국제 정세의 어떤 시련도 견뎌낼 수 있을만큼 바위처럼 단단하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연합뉴스

대만 자유시보는 이같은 행보에 대해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설득하고 러시아엔 견고한 파트너십을 내세우는 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방에서도 중국의 이중적 평화 중재 노력의 모순을 지적하는 분석들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은 러시아와의 교역을 강화해 러시아 에너지 수출을 확대했으며 이로 인해 제재로 타격을 입은 러시아 경제에 생명줄을 제공했다”며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반대하는 신흥 국가들 사이에서 중국의 리더십을 강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왕 위원의 방러와 관련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4∼5월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시 주석이 오는 4∼5월쯤 러시아를 찾을 것이며, 왕 위원이 이를 러시아 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할 경우 러시아에 공격 무기 지원을 의심하는 미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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