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축구선수 중 이른바 ‘끝판 왕’들이 모여 경쟁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려면 실력과 노력만으론 부족합니다. 효과적으로 커리어를 관리하고, 세계 최고의 리그 관계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낼 효과적인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영국 또는 유럽 출신이 아닌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축구하는 선수들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한국 축구를 빛낸 전·현직 프리미어리거 박지성(42)과 손흥민(31)이 이른바 ‘빅 리그’에 안착하기까지의 과정은 서로 달랐습니다. 두 선수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성공적인 프리미어리거로 자리매김했을까요.
그리고 제2의 손흥민, 리틀 박지성을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겐 어떤 방식이 적합할까요. 영국 남자 짐 불리가 두 축구 영웅과 여러 선후배가 함께 만든 ‘프리미어리그행 성공 방정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축구 선수들의 최종 목표는 유럽의 ‘빅5’ 리그에 진출하는 것이다. ‘빅5’ 란 도대체 어디를 말하는가.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를 비롯해 분데스리가(독일), 라리가(스페인), 세리에A(이탈리아), 그리고 리그1(프랑스)을 의미한다. 이들 빅5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구단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이른바 ‘빅5’라 불리는 리그에 진출하는 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국의 K리그를 비롯해 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메이저 축구 클럽에 진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방법은 빅5가 아닌 (스코틀랜드·벨기에·오스트리아·네덜란드 등) 규모가 작은 유럽 리그의 팀과 계약한 뒤 점차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김민재와 황희찬이 바로 이 경우다-역자 주). 또 다른 방법은 구단 산하 2부 리그 팀에 머물거나 또는 다른 구단에 임대 선수로 보내질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하면서 빅5 리그 소속 클럽과 곧장 계약하는 것이다(손흥민과 이강인은 이 방식으로 빅 리그에 진출했다).

황희찬은 박지성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 유럽 하부 리그에서 기량 검증을 마친 뒤 빅 리그에 진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두 명의 한국인 선수(손흥민·황희찬)는 각각 다른 루트를 통해 유럽 무대 빅리그에 진출했다. 두 선수 모두 한국 선수들에게 문턱이 낮다고 여겨지는 독일의 분데스리가를 프리미어리그로 가는 디딤돌로 삼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두 선수가 독일 리그에 진출한 방법은 달랐다.
황희찬(27·울버햄프턴)은 유럽 하위 리그를 거친 경우다. 오스트리아 클럽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먼저 계약한 뒤 RB 라이프치히(독일)로 이적했다가 프리미어리그 소속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로 건너갔다.
손흥민(31·토트넘)의 빅리그 진출 과정은 다르다. 빅리그인 함부르크 SV(독일) 유스 아카데미에 곧장 건너간 뒤 구단 산하 2부 리그 팀을 거쳐 1군으로 승격하며 분데스리가 무대를 밟았다. 이후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을 거쳐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로 이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