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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으로 자장면 시키신 분? 배달 시장 뛰어든 '숏폼 최강자'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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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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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이 음식 배달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틱톡은 베이징, 상하이, 청두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며 향후 중국 전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메이퇀(美團)과 어러머(餓了麼)가 점령하고 있는 중국 음식 배달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틱톡이 뒤늦게 음식 배달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중국 배달 시장에 틱톡이 설 자리가 있을까?

‘숏폼 최강자’ 틱톡이 배달 노리는 이유

사진 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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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틱톡이 배달 시장 진출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찍이 2021년 틱톡 내부에서 ‘신둥와이마이(心動外賣)’라는 배달 서비스를 테스트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틱톡은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같은해 7월 틱톡은 ‘더우인신둥와이마이(抖音心動外賣)’ 상표를 등록했다.

2022년 8월, 틱톡은 중국 배달 앱 어러머와 제휴를 맺었다. 틱톡 이용자는 따로 어러머 앱을 다운로드할 필요 없이 틱톡의 어러머 라이브 룸에서 배달 미니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틱톡 미니앱에 직접 어러머를 검색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틱톡이 끊임없이 배달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틱톡이 트래픽 사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틱톡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틱톡의 DAU(Daily Active Users·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6억 명이 넘는다. 허쥔컨설팅(和君咨詢)의 체인 경영 전문가 원즈훙(文誌宏)은 틱톡이 거대한 사용자 데이터와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두 가지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상업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 시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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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달 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크게 성장했다. 어러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약 6600억 위안(약 124조 4694억 원)이었다. 2021년에는 그 규모가 1조 위안(약 188조 5900억 원)을 돌파했으며 배달업이 전체 음식 산업 매출의 무려 20%를 차지했다.

메이퇀의 음식 배달 서비스도 같은 시기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메이퇀이 공개한 2021년 재무보고에 따르면 메이퇀의 음식 배달 서비스는 936억 위안(약 17조 661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외식, 호텔, 관광 서비스의 총 매출은 불과 325억 위안(약 6조 1331억 원)으로 배달 서비스의 3분의 1 정도였다.

틱톡은 지난 2020년부터 지역 생활 서비스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때 선보인 것이 바로 외식권 공동구매 서비스였다. 맛집의 세트메뉴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형식이다. 현재는 음식 배달 서비스에서도 공동구매로 저렴한 세트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배달음식 공동구매 서비스는 아직 중국에서 완전히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용자들은 숏폼이나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저렴한 가격의 세트 메뉴를 구매하고 자신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음식 공동구매 시장에서 틱톡은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시장 진출’ 틱톡이 넘어야 할 산

새로운 시장에 진입한 만큼 틱톡이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틱톡에서 배달 주문이 가능한 가맹 음식점의 수는 타 플랫폼보다 현저히 적다. 이는 배달 플랫폼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겪는 난관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베이징 시청(西城)구 간자커우(甘傢口) 부근에서 3km 이내 배달 가능한 음식점을 검색하면 틱톡에는 총 50개의 음식점이 나오는데, 이 중 3분의 1이 디저트 가게다.

또한 틱톡의 배달 서비스는 공동구매 패키지를 판매하는 형식이 주를 이룬다. 공동구매 패키지는 128위안(약 2만 4166원) 상당의 카오야 2인 세트, 228위안(약 4만 3046원) 상당의 양전갈(羊蝎子·식용으로 제공되는 양의 척추 뼈) 세트, 888위안(약 16만 7637 원) 상당의 광둥 요리 4인 세트 등 대부분 수백 위안이 넘는 다인용 패키지다. 1인 가구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사진 시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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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틱톡 자체의 배달기사가 없다는 것이다. 메이퇀과 어러머는 자사 배달기사가 음식을 배달한다. 그러나 틱톡은 협력사나 음식점이 직접 배송하여 서비스 품질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다. 배송의 질 역시 배달업의 중요한 요소다.

틱톡 vs 메이퇀

틱톡의 공동구매 화면. 사진 징바오왕

틱톡의 공동구매 화면. 사진 징바오왕

틱톡은 중국에서 공동구매, 슈퍼마켓 서비스에 이어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틱톡이 지역 생활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틱톡 생활 서비스의 연간 총 거래액은 약 770억 위안(약 14조 5368억 원)으로, 당초 목표였던 100억 위안을 크게 웃돌았다. 틱톡의 올해 잠정 목표는 지난해 거래액의 2배인 1500억 위안(약 28조 3110억 원)이다.

틱톡의 공식 보고서는 ‘틱톡에서 먹고 노는 것이 습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틱톡 앱의 동네 페이지에 들어가면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음식, 엔터테인먼트, 숙박 등의 카테고리에서 관련 업체와 아이템을 볼 수 있다. 중국 최대 리뷰 플랫폼 ‘다중뎬핑(大眾點評)’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콘텐츠 플랫폼인 틱톡은 '중차오(種草·SNS에 좋은 상품이나 정보 등을 공유해 타인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행위)'에 강점이 있다. 다양한 콘텐츠로 소비심리를 직접 자극할 뿐만 아니라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사용해 중차오에서부터 소비까지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저렴한 공동구매 가격 역시 강점이다. 숙박 서비스를 예로 들면 한팅호텔 북경세기금원점을 기준으로 '프리미엄 킹사이즈 베드룸'의 공동구매 이용권 가격은 틱톡에서 329위안(약 6만 2092원)인데, 메이퇀과 다중뎬핑 등 타 플랫폼에서는 450위안(약 8만 4929원) 이상이다.

방대한 데이터는 틱톡의 가장 큰 강점이다. 7억 명이 넘는 MAU(Monthly Active Users·월 활성 이용자 수)는 틱톡이 뒤늦게 지역 생활 서비스에 진입하는 어려움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3선 도시에서는 메이퇀 및 다중뎬핑보다 틱톡을 통해 공동 구매권을 구매하는 사용자가 약 3배 많다. 틱톡이 자신만의 감정을 활용해 메이퇀이 수년간 점유해 온 시장에 비집고 들어간 것이다.

상하이재경대 전자상거래연구소 집행소장인 추이리리(崔麗麗) 교수는 “시장 논리로 볼 때 트래픽은 현재 가장 부족한 자원”이라며 “트래픽을 갖춘 것이 틱톡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물론 오랫동안 시장을 지켜온 메이퇀에 비해 틱톡의 생활 서비스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틱톡에 등록된 숙박업소, 음식점의 수는 메이퇀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추이리리 교수는 틱톡의 생활 서비스에 대해 “시장에서 어느 정도 확실한 강점이 있으나 구체적인 것은 아직 장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평했다.

샤오훙수의 숙박 예약 페이지. 사진 소후

샤오훙수의 숙박 예약 페이지. 사진 소후

틱톡뿐만 아니라 콰이서우(快手), 샤오훙수(小紅書) 등 콘텐츠 플랫폼은 모두 생활 서비스 진출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 콰이서우는 자동차, 부동산 등 서비스 분야에 중점을 뒀고, 메이퇀과 제휴를 맺어 콰이서우 앱을 통해 메이퇀 배달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샤오훙수는 숙박 예약 등의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아이미디어리서치(艾媒咨詢)에 따르면 중국 지역 생활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0년 19조 5000억 위안에서 20025년 35조 3000억 위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생활 서비스는 중국에서 큰 잠재력을 갖춘 시장이다. 틱톡뿐만 아니라 수많은 콘텐츠 플랫폼이 계속해서 해당 시장에 진출을 시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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