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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반도핑기구, ‘도핑 요정’ 발리예바 무혐의 조치에 항소 결정

중앙일보

입력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도핑 논란에 휘말리며 평정심을 잃고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눈물을 흘리는 발리예바(오른쪽). 연합뉴스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도핑 논란에 휘말리며 평정심을 잃고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눈물을 흘리는 발리예바(오른쪽). 연합뉴스

지난해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서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7)의 징계 여부 및 수위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손에 놓였다.

USA투데이와 CNN을 비롯한 미국 주요 매체들은 22일 “발리예바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의 결정에 대해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항소를 결정했다”면서 “CAS에 4년 간 출전 정지 및 2021년 12월24일 이후 모든 대회 성적을 무효화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겨울올림픽에 출전해 피겨스케이팅 연기를 선보이는 발리예바. 연합뉴스

베이징겨울올림픽에 출전해 피겨스케이팅 연기를 선보이는 발리예바. 연합뉴스

발리예바는 베이징겨울올림픽 당시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금메달 후보 0순위로 주목 받았지만, 2021년 12월24일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돼 논란에 휘말렸다. 올림픽 대회 기간 중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출전 자격 논란에 휘말렸지만, IOC는 발리예바가 만 16세 미성년자라는 점을 들어 출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도핑 논란으로 평정심을 잃은 발리예바는 메달권 밖인 4위에 그쳤다.

당시 발리예바는 “심장이 좋지 않은 할아버지와 컵을 나눠 쓰다 보니 할아버지가 복용하는 약물 성분의 일부가 내 몸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검출된 트리메타지딘의 농도가 1㎖당 2.1ng(나노그램)으로, 통상적인 운동 선수의 200배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거짓 해명 논란이 추가됐다.

베이징겨울올림픽에 출전해 점프 연기를 선보이다 넘어진 발리예바. 연합뉴스

베이징겨울올림픽에 출전해 점프 연기를 선보이다 넘어진 발리예바. 연합뉴스

발리예바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세계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지난 2021년 자국에서 열린 그랑프리대회(로스텔레콤컵)에서 쇼트프로그램 및 프리스케이팅 합계 272.71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하지만 도핑 논란의 장본인으로 떠오르며 세계기록의 정당성마저도 의심 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발리예바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관련 조사를 1년 가까이 질질 끌던 RUSADA는 지난달 “발리예바가 도핑 관련 규정을 위반한 건 맞지만, 그에게 잘못 또는 과실의 책임을 지우긴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RUSADA는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을 채취한 2021년 12월24일 당시 대회 결과만 무효로 처리했고, 나머지 모든 대회 성적은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베이징겨울올림픽 직후 귀국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옆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카밀라 발리예바. EPA=연합뉴스

베이징겨울올림픽 직후 귀국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옆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카밀라 발리예바. EPA=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WADA는 “발리예바에게 면죄부를 준 RUSADA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를 결정했다. 트래비스 타이가트 미국반도핑기구(USADA) 위원장은 “CAS가 공개 청문회를 통해 결과를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CAS가 내린 결정에 대해 다른 선수들이 신뢰하고 받아들일 수 있길, 정의가 바로 서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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