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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 월급 100만원, 이러다 나보다 더 받겠다" 하사의 울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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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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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월급이 병장 기준 올해 100만원까지 대폭 인상된다. 2025년엔 200만원까지 월급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170만원에 못 미치는 월급을 받는다는 군 초급간부가 “이러다 병사가 나보다 월급을 더 받겠다”면서 박봉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1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병장보다 많이 받고 있다고 큰소리치기가 뭐할 정도로 박봉에 시달린다"는 한 부사관의 제보 글이 게시됐다.

해군에서 복무한다는 1호봉 하사 A씨는 "새해 들어 월급이 올랐지만 170만 원에 못 미치는 돈을 손에 쥐고 있다. 살기가 너무 어렵다"며 급여명세표를 공개했다.

해군에서 복무한다는 1호봉 하사 A씨가 공개한 급여명세표. 사진 페이스북 채널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해군에서 복무한다는 1호봉 하사 A씨가 공개한 급여명세표. 사진 페이스북 채널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명세표에 따르면 A하사 봉급은 지난해 12월 세전 186만 5400원에 실수령액 161만 3020원이었다. 기본급 170만 5400원에 정근가산금 1만 5000원과 직급보조비 14만 5000원이 붙었고,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25만 2380원이 공제됐다.

이 수령액은 지난해 최저임금 시급 9160원을 주 6일 48시간, 즉 한 달 209시간 근무했다고 계산한 191만 4400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임금 인상이 이뤄진 2월분은 세전 195만 800원에 실수령액 169만 5970원이었다. 지난해 12월분에 비해 8만 2950원 올랐다. 하지만 이 또한 올해 최저임금 시급 9620원을 반영한 209시간 기준 급여 201만 580원보다 적다.

A하사는 "작년보다 올해 봉급과 직급보조비를 합쳐 약 8만2000원 올라 약 170만 원 정도 받지만, 기본급만으로는 살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어 "격오지에서 근무해 영외 급식 수당을 제하고 수당이 들어오는데 초과근무를 안 하면 진짜 너무 살기 힘들다"면서 "앞으로 몇 년 뒤면 병장이 저보다 더 많이 받을 텐데 초급 간부들은 언제쯤 현실적인 월급이 될 수 있을지…(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바라보고 복무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67만6100원이었던 현역 병장 월급이 올 1월부터 100만원으로 47.9% 증액됐다. A하사 월급(세전) 기준 51.2%에 달한다.

상병은 61만200원에서 80만원으로, 일병은 55만2100원에서 68만원으로, 이병은 51만100원에서 60만원으로 올랐다. 상병과 일병·이병의 월급 인상률은 각각 31.1%와 23.2%, 17.6%다.

2025년 병장 월급 200만원 시대가 열리게 되면 하사와 병장 월급 차이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국방부 "해당 하사 명세표엔 기본급과 일부수당만 포함, 여러 수당이 제외…초급간부 급여인상 추진 예정"

한편 국방부는 해당 하사의 제보 글과 관련, 월평균 급여가 병장보다 절대 적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제보된 급여명세서는 매월 10일에 지급되는 기본급과 일부 수당만이 포함됐다"며 "25일 추가 지급되는 시간외근무수당, 기타수당 등이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사의 기본급과 수당을 포함한 월평균 수령액은 관련 법령에 의거 세전·세후 모두 최저임금과 병 봉급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하사를 포함한 초급간부의 급여 인상은 '직업군인의 처우 개선과 초급간부 근무 여건 개선' 국정과제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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