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가 언덕 위에 올라서자 끝없는 황야가 눈앞에 펼쳐졌다. 울퉁불퉁한 돌무덤과 바위산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저 황량한 황야 어딘가에 자신을 밖으로 내몬 세상을 증오하는 야수 같은 흉악범이 토굴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이 불모의 땅과 싸늘한 바람, 기울어가는 저녁 하늘에서는 섬뜩한 기운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음산한 풍광과 기괴한 전설이 뒤섞인 『바스커빌가의 개』의 일부다. 셜록 홈스 시리즈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지만, 이 작품을 읽었을 때 뭔가 개운치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영국의 아름답고 목가적인 지방 풍경과 이 작품의 무대인 다트무어에 대한 묘사가 도무지 연결되지 않아서였다. 기어코 얼마 전엔 차를 몰고 다트무어에 다녀왔다. 과연. 을씨년스러우면서 황량한 풍광이 눈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들인 돈과 비용이 아깝지 않았다.
영국은 화려한 역사만큼이나 풍성한 문화의 나라다.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비틀즈, 아스널(축구) 등 동경의 대상을 마음에 품고 매일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영국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가 해리포터 투어로만 벌어들인 금액이 1억3299만 파운드(한화 약 2071억원)에 달할 정도다.
한국관광공사가 21일 한류관광 대표코스 51선을 선정했다. K팝, 한류 스타, 드라마, 예능, 영화, K콘텐트 총 6개의 테마로 묶었다. BTS와 블랙핑크, ‘오징어게임’과 ‘기생충’을 보고 느끼고 싶어하는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