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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중국이 더 잘 만든다, K게임 달라질 때

중앙일보

입력

팩플 오리지널

검은사막, 배틀 그라운드, 명일방주, 라이즈오브 킹덤즈(왼쪽부터 순서대로)

검은사막, 배틀 그라운드, 명일방주, 라이즈오브 킹덤즈(왼쪽부터 순서대로)

최근 5년간 게임 업계에서 중국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호시탐탐 인재 유출 노린다’ ‘게임 베낀다’는 건 옛말. 이제는 중국이 더 신선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듭니다. 여전히 표절작이나 양산형 게임도 있지만 하이퍼그라프(2017년 설립)의 명일방주(2018년 출시)나 릴리스게임즈(2013년 설립)의 라이즈오브킹덤즈(2019년 출시) 같은 신흥 개발사의 글로벌 흥행작이 속속 등장한 결과입니다.

지난 3년간 주요 K게임사의 실적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 한국 게임에 대한 불만이 게임 밖이 아닌 게임계 내부에서도 나왔다는 것은 위험 신호입니다. 국내 게임 업계를 한마음으로 뭉치게 했던 ‘게임 셧다운제’(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 인터넷 게임 제한)는 이미 사라졌고요(2022년 1월 1일 폐지). 최근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의에 대해선 국내 게임계 인사들도 “그간 좀 심하긴 했지…”라며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중요한 건 외부 환경보다 K게임 업계가 스스로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지요. 한 게임사 임원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을 중국이 저가 공략하니 한국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산업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나 QLED 시장으로 가듯, 한국 게임도 이제 다른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K게임사의 장기였던 온라인·모바일 MMORPG를 이제 중국 게임사가 더 싸고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면, 이제는 따라오기 힘든 다른 재미를 선보여야 한다는 거죠.

K게임의 과제로는 지식재산권(IP)의 가치를 올리는 스토리 강화, 콘솔 등의 플랫폼 다변화가 주로 언급됩니다. 한국 게임계의 숙원인 북미·유럽 지역 공략과도 직결됩니다.

미국의 18~34세 게이머는 스마트폰(67%)과 콘솔(66%)에서 비슷한 비율로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어요(플랫폼 중복 응답). 이들 젊은 게이머의 콘솔 플레이 비율은 상위 연령층인 35~44세(57%)나 45~54세(43%)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미국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 2022 비디오게임 리포트). 글로벌 주류인 북미·유럽의 미래 게이머에게 다가서려면 콘솔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올 상반기 각각 내놓는 콘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와 ‘카트라이더:드리프트’에 주목하게 되는 건 이 때문입니다.

희망적인 건 콘솔기기 양대 산맥인 마이크로소프트(엑스박스)와 소니(플레이스테이션)가 IP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어 좋은 IP만 있다면 기회가 온다는 겁니다. 만약 MS가 블리자드를 손에 넣지 못한다면 양사의 IP 확보 경쟁은 더욱 불붙겠죠. 이미 중견 게임사 시프트업은 연내 출시할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소니에 독점 공급하기로 계약했고, 네오위즈의 콘솔 신작 ‘P의 거짓(Lies of P)’은 MS 엑스박스의 게임 구독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피노키오 이야기를 잔혹극으로 각색한 액션 RPG ‘P의 거짓’은 지난해 세계 3대 게임쇼인 독일 게임스컴(Gamescom)에서 한국 게임 최초로 3관왕에 올랐습니다. 해외 게임쇼 수상, 그것도 콘솔 게임의 수상이라 화제가 됐습니다.

박성준 네오위즈 라운드8스튜디오 본부장은 “그간 국내 게임업계에 모바일 쏠림이 심해 콘솔 게임에 중요한 기획·스토리 인력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며 “콘솔은 다른 게이머와의 경쟁심보다 ‘내가 왜 이 게임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나’에 대한 시나리오적인 설명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팩플 오리지널’은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의 연재 시리즈입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발행됩니다. '팩플 오리지널' 이번 순서는 'K게임의 미래 먹거리'를 다룹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팩플 오리지널’에 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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