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미래다] 감염병 연구와 백신 개발 주도할 공공의대를 인천대에 신설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이호철 인천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

이호철 인천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

기고 
지난 3년간 코로나 사태로 전 국민이 고통을 겪었다.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고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면서 국가 경제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이 절정에 달했던 2021년 말에는 감염자들을 격리하고 치료할 의료시설과 의료인력이 절대 부족한 상태였다. 우리 인천대학교에서도 기숙사 일부를 생활치료센터로 내어 주었다. 정부에서는 백신을 제때에 확보하지 못해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는 왜 백신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우리는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인가.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새로운 감염병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메르스, 신종플루, 코로나 이후에도 새로운 감염병은 거의 주기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감염병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의료인력의 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의사가 부족하여 필수 의료체계가 붕괴되고 있다. 대형병원에서조차 수술할 의사가 없어 환자가 수술할 의사를 찾아다니다 사망하는 사태는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일각에서는 필수의료 붕괴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약 10년 후에는 수술할 수 있는 외과 의사가 최소 1000명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의료수가 등의 문제도 있을 것이나 의료인력 공급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거의 모든 국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현 입시제도에서 최고의 선호도를 보여주는, 그리고 일부 선진국에서조차 부러워하는 의료보험 체계를 갖춘 나라에서 응급진료나 필수진료과목에서 의사가 부족한 상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이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의대 정원은 십수 년째 3058명으로 동결되어 있다. 지금의 의료 현실을 바로잡고 미래의 감염병 연구와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전문화된 의과대학을 신설해야 하고 기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 일부 단체가 주장하는 의대 정원 증원 반대는 명분이 없고 자기 이익 지키기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감염병은 인천을 통해서 국내로 들어왔다. 코로나19도 그랬고 원숭이두창도 그랬다. 그래서 인천은 우리나라 보건안전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한 시민단체가 전국의 의료환경을 비교한 발표내용을 보면 인천은 전국에서 전남, 경북과 함께 의료여건이 최악인 광역지자체 3곳 중 하나이다. 거기에다 인구 300만 광역도시에 국립대학 의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의사, 병원이 모두 부족한 최악의 의료취약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300병상 이상 공공병원은 인천의료원이 유일하지만, 현재 의사 부족으로 일부 과목의 진료에 차질이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공공의대 설립 관련 법안만 10여 건 이상 발의되어 있다. 각각의 법안 내용은 지역만 다를 뿐 유사하다. 입학정원, 일정 기간 지역 내 공공의료 분야에 복무, 수업료 면제 등이 골자다. 이들 법안은 감염병이나 응급의료 등의 의료공백과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유일한 방안은 공공의료의 강화이며, 공공의대를 설립하고 지역 의사를 양성하는 것이 최선의 방식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국립인천대학교는 지난 수년간 공공의대 설립을 준비해왔고 그 필요성을 지역사회와 국회, 정부에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인천대학교의 공공의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연구와 백신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감염병 차단의 최전선인 인천에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연구와 백신 개발에 전문화된 의대가 설립되어 나라와 인류의 보건안전을 지키는 소명을 다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천대학교의 공공의대는 백신 개발에 전문화된 의과학자를 배출함으로써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송도에 집적된 바이오산업과 연계하여 우리나라 백신 개발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인천대학교의 공공의대는 또한 섬 같은 지역의 의료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일정 기간 지역에서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지역 의사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천대학교의 공공의대 비전은 지역사회의 광범한 지지와 성원을 받고 있다. 현재 시민 약 15만 명이 공공의대 설립 촉구 서명에 동참하였고, 사회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범시민추진단이 결성되고 있다. 인천시는 제2인천의료원 건립 등 공공의료 강화와 공공의대 설립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시의회와 군구의회에서도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협약을 인천대학교와 체결하여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마침 정부에서는 의사협회와 의료 불균형, 의사 부족 등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의대의 정원을 늘려 의료인력 불균형을 해소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절대적 의료취약지역에는 의대가 신설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감염병 차단의 최전선인 인천에는 국립대학인 인천대학교에 공공의대를 신설하여 감염병 연구와 백신 개발을 주도하고 최악의 의료취약성을 해소해야 한다. 진행되고 있는 의정협의가 국민의 염원과 대의를 위해 큰 합의를 이뤄내길 기대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