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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 올림픽 출전 반대” 35개국 공동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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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에게 파리올림픽 출전 기회를 열어주려는 IOC의 구상에 대해 35개국이 공동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에펠탑 인근 오륜기 조형물.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에게 파리올림픽 출전 기회를 열어주려는 IOC의 구상에 대해 35개국이 공동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에펠탑 인근 오륜기 조형물.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구제하려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35개국이 공동 성명을 내고 IOC의 방침에 한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포함한 35개국 스포츠 관련 부처 장관들은 21일 공동 성명을 내고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금지 조치를 유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해당 성명에서 각국 장관들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중립국 소속으로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겠다는 IOC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IOC는 먼저 ‘중립’의 명확한 정의부터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35개국 장관들은 두 나라 모두 대부분의 종목을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한다는 점을 들어 “중립적인 운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목에 군인 팀을 운영하는 등 러시아 선수들이 러시아군과 끈끈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각국 장관들은 “IOC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IOC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구제하려는 계획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성명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한 직후에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전쟁을 멈추지 않는 한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IOC는 지난달 25일 “어떤 선수도 그들의 국적 때문에 올림픽 출전 자격을 잃어선 안 된다”면서 “2024년 파리올림픽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중립 선수’ 자격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운동 선수들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완전히 퇴출시킨 결정을 IOC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IOC가 태도를 바꾼 건 “운동선수들이 국적 때문에 차별을 받는 건 부당하다”는 국제연합(UN)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다.

하지만 35개국 장관들은 “스포츠 기구의 자율성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파괴 행위가 여전히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두 나라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경기에 참여할 길을 모색하자는 IOC의 제안에 많은 의문과 우려가 생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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