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천연대' 가동되나…천하람, 안철수에게 "이태원 일정 같이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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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황교안·안철수·천하람·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1일 대전시 동구 대전대학교맥센터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전당대회에 나선 당권주자들이 21일 충청권 공략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 후보는 이날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켜 온 저 김기현이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 대표”라며 “개혁한다고 하면서 ‘대통령하고 싸우겠다’ ‘견제하겠다’고 하면 야당하지 왜 여당을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정부와 손잡고 소통하며 개혁·민생 과제를 해결해 내년 총선에서 압승하겠다”라고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윤 대통령께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었다”며 “윤 대통령이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 민주당에 뼈아픈 일이었던 것처럼, 제가 국민의힘 대표가 되는 것은 민주당에 악몽과 같은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혼자 설 수 없어서 많이 기대온, 빚이 많은 후보는 공정할 수 없다”며 “총선 압승으로 안정적 다수 의석을 만들면 그때는 관리형 대표를 자임하시는 김 후보도 (대표로) 좋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1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맥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천하람 후보는 “제가 제1노조와 제2노조로부터 소외된 노동자를 위한 제3노조의 역할을 (국민의힘에서) 할 것”이라며 “우리 보수가 낡은 관성을 깨고 개혁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의힘은 영원히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 황교안 후보는 “제가 대표가 되면 충청권 메가시티나 광역 철도망 등 여러분과 함께 소원을 이루겠다. 정통보수 정당을 재건하고 국민을 시원하게 해주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기현 ‘울산 땅 의혹’에 安·千·黃 집중공세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김 후보의 ‘울산KTX역세권 연결도로’ 의혹을 다른 세 후보는 나란히 공격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맥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을 하고 있다. 뉴스1

황 후보는 “김 후보의 권력형 토건 비리는 심각하다”며 “(대장동 사업 의혹을 받는) 이재명을 봐라.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은 필패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연설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만약에 부동산 의혹이 있는 후보가 대표가 되면 총선이 끝나는 날까지 끈질기게 투기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할 것”이라며 “우리는 다음 총선에서 이기기가 힘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천 후보도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에 대해 ‘울산의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검증할 것은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아무리 권력이 탐난다고 해도 이게 보수 품격인가 싶다”며 “전당대회가 상대를 흠집 내기 위한 ‘가짜뉴스’, ‘아니면 말고’ 식의 흑색선전으로 혼탁해지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좋아할 것은 민주당밖에 없다”고 받아쳤다. 이어 “다른 사람도 아니라 우리 동지들로부터 ‘민주당 프레임’으로 공격받으니까 참 어이가 없다”고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21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맥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뉴스1

세 후보가 김 후보에 대한 협공을 펴자 당내에서는 “결선투표를 위한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는 1차 경선에서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지만, 나머지 후보는 다르다”며 “어떻게든 결선 투표로 가야만, 1대 1 구도를 만들어 ‘친윤’ 대 ‘비윤’ 프레임으로 승부를 노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安은 뻐꾸기 후보”, 천하람 “安과 함께 공개일정”

안 후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여러 차례 정당을 옮긴 전력을 겨냥하며 “충청은 충절과 절개의 고장이다. 저는 충청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 당을 지키며, (다른 당에) 기웃거리지 않고 정통 뿌리를 지켜온 뿌리 당원”이라며 “사람의 과거를 보면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다”고 공세를 폈다.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1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맥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황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해) 계속 뻐꾸기 후보라 말씀드리는데, 만드는 당마다 다 망가졌기 때문”이라며 “신영복을 칭송하고 사드 배치를 반대한 분을 여러분은 믿을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천 후보는 안 후보에게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한 공개일정을 함께하자며 ‘안·천연대’를 제안했다. 그는 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면 안 후보와 금주 중으로 이태원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후보 측은 이에 “취지는 좋지만 일정이 맞을지 모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윤지원 기자, 대전=전민구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