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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도 않고 원하는 집 골라갔다…모델하우스 앞 '텐트족' 누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9일 선착순 분양에 돌입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센텀퍼스트’ 견본주택 앞에 청약 대기자들이 텐트를 쳐 놓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DL이앤씨

지난 19일 선착순 분양에 돌입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센텀퍼스트’ 견본주택 앞에 청약 대기자들이 텐트를 쳐 놓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DL이앤씨

 지난 18일 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센텀퍼스트’ 견본주택 앞. 빗속에서도 청약자 30여 명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자들은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쌌고,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텐트족’도 보였다.

이 아파트는 고분양가 탓에 지난달 진행된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이 0.3대 1에 그친 곳이다. 이에 조합이 분양가를 당초 3.3㎡당 3211만원에서 10% 내렸고, 지난 19일 선착순 분양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시공사인 DL이앤씨 관계자는 “전날 밤부터 로열동·층 물건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대기 줄이 50m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에 미계약분이 속출했지만, 선착순 분양을 거치며 속속 팔리고 있다. 일부 단지는 모든 가구가 다 팔렸다. 선착순 분양은 통상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 계약, 무순위 청약 후 물량이 남으면 선착순으로 계약을 받는 방식이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무주택 조건, 거주 지역 제한이 없다. 계약자가 직접 동·호수를 지정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21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가 선착순 분양 단계에서 ‘완판’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일반분양 1330가구 중 537가구(40%)가 미계약됐다. 이후 ‘줍줍’으로 불리던 무순위 청약을 두 차례 진행했지만, 전용면적 72·84㎡ 물량이 남아 지난달 말 선착순 분양에 나섰다. GS건설 관계자는 “일부 물량이 가계약 상태인데, 본계약으로 전환되면 다 팔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계약률 59%에 그쳤던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철산주공 8·9단지 재건축)도 95% 이상 팔렸다. 일반분양 1631가구 중 무순위 청약을 거치고도 500여 가구가 팔리지 않았지만, 선착순 분양 단계에서 대부분 계약을 마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선착순 분양이 잘 된 건 입지와 분양가 경쟁력을 갖추면 신축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수요가 여전히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완판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계약된 전용 29·39·49㎡ 800여 가구가 다음 달 초 무순위 청약으로 나올 전망이다. 현재는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청약할 수 있지만, 이달 말 개정안이 시행되면 주택 소유 여부, 거주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무순위 청약제도가 개편되면 잔여 가구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모두 실거주하기 어려운 소형 평형인데 투자 수요가 그만큼 들어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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