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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남편이 아내에게 '가계부 가져와' 하면 대화되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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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최근 정부가 회계 자료 제출을 거부한 노조를 상대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부부간에도 관계가 소원해져서 대화로 복원하고 싶은데, 남편이 아내에게 '가계부 가져와 봐라'며 (돈을 어디에 썼는지) 추궁하면 대화가 되겠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추궁이 아니라 존중"이라며 "사회적 대화나 의제는 이차적인 문제이고, 일차적으로는 사회적 대화 상대에 대한 인정을 보여주고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방문해 김문수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방문해 김문수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김동명 위원장은 노동계에 대한 정부의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만큼 멀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지나간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으니 다시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지금은 건널 수 없는 강의 양 끝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뢰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할 것인지는 정부와 경사노위 태도에 달려있다"며 "노동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현재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노사정 관계에 변화의 단초는 찾을 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경사노위가 자문단 같은 우회적 논의 틀로 정부 정책의 용역 업체를 자임하는 한 그 결과는 명확할 것"이라며 "한국노총은 대화의 문을 먼저 닫지는 않겠지만, 정부 정책에 일방적 들러리를 서는 일 또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문수 위원장은 "김동명 위원장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어떻게 하면 대화를 통해 더 가까워지고, 국민들의 인식도 좋아질 수 있을지 항상 일조하려 한다. 그래서 같이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경사노위 주체는 한국노총이다. 경사노위는 한국노총에 마이너스 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경사노위를 한국노총의 안방, 운동장으로 생각해 달라"며 "자주 와서 대화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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