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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때린 황교안에 "메시급 공격"…'펨코'서 응원 터진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그래서 황교안을 응원해야 해, 말아야 해?”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3ㆍ8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두 번째 TV 토론이 끝난 직후인 20일 저녁, 대표적인 친이준석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펨코)엔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평소라면 황교안 후보를 “아스팔트 태극기 보수”라며 비하하는 곳이지만, 이날만큼은 긍정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친이준석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펨코)에 올라온 게시글. 사진 펨코 캡처

친이준석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펨코)에 올라온 게시글. 사진 펨코 캡처

달라진 반응은 TV 토론에서 보여준 황 후보의 모습 때문이다. 황 후보는 지난 15일 첫 TV 토론에서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처음 꺼낸 데 이어, 20일 TV 토론에선 “울산 땅을 직접 가봤다”며 김 후보를 몰아세웠다. 김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와 극렬한 갈등을 빚었던 친윤계가 미는 후보라, ‘적의 적은 동지’라는 반응이 나타난 셈이다.

펨코는 이준석계인 천하람 후보를 지지하는 커뮤니티다. 하지만 이날 게시판엔 “토론회 스타는 황교안이네”, “황교안 공격력이 메시급이네”, “확실히 공안검사 출신답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글이 줄을 이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가 황 후보를 “내 마음속 (토론 순위) 1등”이라며 추켜세운 것과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이 전 대표가 맹렬히 비판해온 부정선거론을 황 후보가 꺼내지 않은 것도 거부감을 크게 낮췄다. 황 후보는 자신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로서 이끌었던 2020년 총선이 대패한 후 줄곧 부정선거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 토론에선, 사회자가 질문하지 않는 이상 본인이 먼저 부정선거 이슈를 띄우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친이준석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펨코)에 올라온 게시글. 사진 펨코 캡처

친이준석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펨코)에 올라온 게시글. 사진 펨코 캡처

그래서 펨코 등 온라인에선 “황교안 진짜 놀라운 점, 지금까지 부정선거 안 외침”, “부정선거 없는 황교안, 이건 참 귀하군요”, “부정선거 없는 황교안 폼 미쳤다” 같은 반응이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 전 대표도 2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부정선거 딱지가 떨어진 황 후보가 어떤 캐릭터인지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 전 대표 지지층이 전당대회에서 실제 황 후보를 찍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게 정치권 반응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일단 황 후보를 응원하는 것은 황 후보와 김 후보 간 보수색이 겹쳐 지지율을 나눠 먹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펨코에선 “일단 황교안을 응원해서 김기현 지지도를 끌어내리고, 표는 천하람 찍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천 후보를 비롯한 이준석계 인사들도 황 후보를 향한 펨코의 응원에 긍정적인 모습이다. 김 후보는 1차전 과반 승리를 원하지만, 황 후보가 선전해 지지율을 나눠 갖는다면 결선투표 가능성이 커진다. 천 후보는 21일 “김ㆍ황 후보의 단일화는 물 건너갔다. 결선으로 가면 천하람ㆍ안철수는 컨벤션 효과나 시너지가 분명히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근은 “우리는 일단 결선투표까지 가는 게 목표인데, 황 후보가 김 후보의 지지율을 잘 가져가고 있다”며 “황 후보가 의외의 우군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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