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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바이든 ‘키이우 깜짝 방문’과 신냉전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방문해 전사한 장병들의 사진이 걸린 '기억의 벽'에 헌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방문해 전사한 장병들의 사진이 걸린 '기억의 벽'에 헌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1.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전쟁중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방문 했습니다.
전세계가 깜짝 놀랐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미군 없는 전쟁터를 방문하는 건 극히 이례적입니다. 바이든은 19일 새벽 4시 백악관을 떠나 폴란드 국경에서 기차를 타고 10시간 달려 20일 오전 8시 키이우에 도착, 오후 2시까지 머물렀습니다.

2. 바이든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우크라이나는 건재하다. 민주주의도 건재하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 세계도 함께 한다.’
우크라이나의 패배가 예상됐지만 굳건히 버티고 있다. 독재국가(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민주진영의 승리다. 미국과 전세계 민주진영은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를 끝까지 지킬 것이다…란 의미로 풀이됩니다.

3. 바이든의 메시지는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우크라이나 시민들에 대한 위무입니다. 이차적으로 푸틴의 춘계대공세에 경고입니다. 삼차적으로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안심사인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세계를 향한 진영강화 메시지입니다.

4. 미국이 유일 패권국가임을 실감합니다.
바이든은 전세계를 민주진영과 독재진영으로 양분하고, 전지구적 차원의 진영재편을 해왔습니다.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에서 출발했는데,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면서 중ㆍ러 봉쇄동맹이 됐습니다. 태평양(한국 일본 대만 호주 뉴질랜드)과 인도양(인도 이스라엘)을 넘어 대서양(나토)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에워싸는 초대형 포위망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5. 바이든의 깜짝방문은 그 자체로 최강 메시지입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퍼주기 지원을 반대하는 미국 의회(공화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휴전협상을 서두르자는 현실주의자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은 공습경보 울리는 키이우 시내를 활보해 희생장병의 영정이 걸린 ‘기억의 벽’에 헌화했습니다.

6. 모두 남 얘기 같지 않습니다.
한국은 냉전의 최전선이었듯 신냉전에서도 최전선입니다. 동맹의 중요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202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