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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태평양을 우리 사격장으로” ICBM 정상각 발사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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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0일 이틀 연속 담화를 내고 전날 B-1B 전략폭격기를 앞세워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한 한·미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여정은 특히 태평양을 자신들의 ‘사격장’에 비유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각 발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김여정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에 대해 “아직 수준이 낮다”고 평가한 남측을 “바보들”이라고 지칭하며 일일이 반박했다.

김여정은 이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며 “정세를 격화시키는 특등 광신자들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할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언한다”고 말했다. 이는 ICBM의 정상각 발사를 암시하는 것으로 북한의 ICBM이 미국 공격용임을 강조하며 미국을 재차 협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은 “최근 조선반도 지역에서의 미군의 전략적 타격 수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직간접적인 그 어떤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이 기회에 다시금 기정사실로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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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은 또 북한 ICBM 기술의 한계를 지적해온 한·미·일 평가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지난 18일 쏜 화성-15형과 관련해서는 기습 발사에 들어간 소요 시간, 연료의 앰플화, 대기권 재진입 등 관련 기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한 한국 전문가의 직책까지 거론했다.

김여정은 전날 도발과 관련해 “(김정은의) 발사 관련 명령서에는 오전 중 발사장 주변을 철저히 봉쇄하고 오후 시간 중 유리하고 적중한 순간을 판단해 기습적으로 발사하는 데 대한 내용이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직접 지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재진입에 대해 “재진입이 실패했다면 탄착 순간까지 탄두의 해당 신호자료들을 수신할 수가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ICBM의 완성도를 강변하며 대미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난 18일 ‘화성-15형’을 발사한 것도 실질적인 대미 타격 능력의 신뢰성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관계 기관 간에 북한 식량 사정 평가를 긴밀히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 대변인은 또 북한이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관련 정황을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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