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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이면 충분했다, 수퍼 서브 ‘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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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20일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간결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트리고 있다. 그는 교체 투입된 지 4분 만에 득점을 올렸다. AP=연합뉴스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20일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간결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트리고 있다. 그는 교체 투입된 지 4분 만에 득점을 올렸다. AP=연합뉴스

“Super-sub Son(수퍼 서브 손)”.

토트넘이 손흥민(31)의 득점 장면과 함께 소셜미디어에 남긴 문구다. 손흥민의 별명인 ‘수퍼 손’과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넣는 ‘수퍼 서브’를 합한 말이다. 손흥민은 2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과의 홈 경기에 교체출전한 지 4분 만에 골을 터트려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달 초 담낭염 수술을 받은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벤치를 비웠다. 이날 경기에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았다. 리그 5경기 연속 침묵하던 손흥민을 빼고 히샤를리송(브라질)을 왼쪽 날개로 기용했다. 선발에서 제외된 손흥민은 넥워머를 착용한 채 스텔리니 코치 뒤쪽의 벤치에 앉아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 히샤를리송은 전반 막판 득점 찬스를 놓쳤다. 후반 10분경 중계 카메라가 손흥민이 몸을 푸는 장면을 잡았다. 에메르송 로얄의 선제골로 앞서간 후반 23분, 히샤를리송이 빠지고 손흥민이 들어갔다.

딱 4분이면 충분했다. 해리 케인의 침투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완벽한 오른발 퍼스트 터치로 공을 전진 시킨 뒤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마무리했다. 케인과 EPL 최다 합작골을 45골로 늘린 손흥민은 케인 품에 달려가 안겼다. 손흥민은 지난달 5일 크리스탈팰리스전 이후 7주 만이자 리그 6경기 만에 5호골(각종대회 9호골)을 뽑아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손흥민은 올 시즌 선발 출전한 20차례의 EPL 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반면 벤치로 밀렸다가 교체 출전한 2경기에서는 4골을 몰아치며 무력 시위를 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전에도 교체 투입된 지 13분 만에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풋볼런던은 “벤치에 이름을 올리자 손흥민은 득점포로 응답했다”며 평점 8점을 준 반면, 히샤를리송에겐 최저 평점인 5점을 줬다. 손흥민은 EPL 팬투표에서 55.3% 지지를 받아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케인 품에 안겨 기뻐하는 손흥민(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케인 품에 안겨 기뻐하는 손흥민(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전술적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는 공격형 왼쪽 윙백 이반 페리치시가 벤치를 지킬 때 손흥민의 골이 터졌다. 왼쪽 윙백 벤 데이비스가 뒤를 받친 가운데 벤치에서 힘을 비축한 손흥민이 특유의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했다. 스텔리니 코치는 “손흥민은 현재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 팀 관리가 필요하다. 공간이 생기면 손흥민은 엄청난 선수가 된다. 이런 방식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하고 싶지 않은 선수는 없다. 벤치에서 행복하지 않았지만 팀을 도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13승3무8패(승점42)를 기록, 뉴캐슬(승점41)을 밀어내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4위로 올라섰다. 98호 골의 손흥민은 또 테디 셰링엄(97골)을 제치고 토트넘 역대 EPL 득점 2위로 올라섰다. 아시아 선수 최초 100골 기록까지 2골만을 남겨뒀다.

한편, 일부 웨스트햄 팬들이 온라인에서 손흥민을 향해 “개고기나 먹어라”는 인종차별 학대를 했는데, 토트넘은 “SNS 회사와 당국이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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