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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만에 4R 완주…우즈, 성공적 복귀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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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타이거 우즈가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공동 45위로 마쳤다. ‘생리대 장난 사건’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날카로운 샷은 여전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마스터스 이후 10개월 만에 4라운드 72홀을 완주했다. [AP=연합뉴스]

타이거 우즈가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공동 45위로 마쳤다. ‘생리대 장난 사건’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날카로운 샷은 여전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마스터스 이후 10개월 만에 4라운드 72홀을 완주했다. [AP=연합뉴스]

‘골프 황제’가 건재를 과시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도 날카로운 샷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대회 초반 엉뚱한 행동으로 세인의 입방아에 올랐지만, 기량으로 구설을 잠재웠다.

타이거 우즈(48·미국)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합계 1언더파로 공동 45위에 올랐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1라운드에서 동료 선수에게 장난을 했다가 팬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사연은 이랬다. 우즈는 1라운드 9번 홀(파4)에서 드라이브샷을 295m나 날려 보냈다. 2년 전 교통사고 여파로 아직 몸은 성치 않았지만, 깔끔한 페이드샷으로 페어웨이 한가운데를 지켰다. 이 티샷은 동반자 사이에서도 단연 으뜸이었다. 한참 후배인 저스틴 토마스(30)와 조던 스피스(30·이상 미국)의 드라이버샷은 각각 286m와 278m로 모두 우즈를 따라가지 못했다. 페어웨이를 지킨 이도 우즈뿐이었다.

그런데 사달은 세컨드 샷 지점으로 이동하던 도중 일어났다. 우즈는 함께 걷던 토마스에게 뭔가를 건넸다. 여성용 생리대였다. 자신보다 비거리가 짧게 나간 후배를 여성 골퍼에 비유하며 장난을 치려는 의도였다.

우즈와 절친한 사이인 토마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논란이 됐다. 우즈가 여성을 비하했다는 비난이 나왔다. 파문은 확산했고, 우즈는 골프 팬은 물론 여성단체와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USA투데이는 “15세 딸이 있는 우즈로선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비난했고, 스카이스포츠 진행자 새러 스터크는 “아주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실망스럽다”고 쏘아붙였다. 결국 우즈는 2라운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쁜 의도가 없는 장난이었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최근 들어 가장 큰 비난에 시달린 우즈였지만, 샷은 흔들리지 않았다. 바로 다음 날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갤러리의 환호도 그대로였다. 우즈가 경기를 끝내자 현장에선 갈채가 쏟아졌다. 그래도 우즈는 밝은 표정을 짓지 못했다.

공동 26위에서 출발한 20일 최종 4라운드에선 감각이 다소 떨어졌다. 우즈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맞춰 입고 나온 우즈는 1번 홀(파5)을 버디로 출발했다. 그러나 전반 남은 홀에서 보기만 3개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이어 후반에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써내면서 합계 1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는 2021년 2월 교통사고를 당한 뒤 드문드문 경기를 치렀다. 최근에는 휴식기가 더욱 길어졌다. 이번 대회는 7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다. 비록 아직 다리를 절뚝이고, 구설에도 올랐지만, 정상급 선수들 사이에서 컷을 통과하며 녹슬지 않은 샷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4월 마스터스 이후 처음으로 4라운드를 완주했다는 점이 큰 소득이었다. 나흘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80m, 최장 거리는 333m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은 욘 람(29·스페인)이 차지했다. 람은 마지막 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엮어 2타를 줄이면서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정상을 밟았다. 우승 상금은 360만 달러(약 46억8000만 원). 1월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제패한 람은 이번 대회까지 평정하면서 올해만 벌써 3승을 챙겼다. 김주형(21)은 합계 1언더파 공동 45위로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임성재(25)는 1오버파 공동 56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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