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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왜곡해도 믿게 만들어"…푸틴, 오늘 또 사람들 홀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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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2월 24일)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2년 만에 의회에서 국정 연설을 한다. 아울러 20만명을 동원한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는 등 러시아 국민의 전쟁 지지를 끌어내 장기전을 위한 동력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영 리아노보스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일 모스크바 의회에서 국정 연설에 나선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러시아가 지칭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공식 명칭)’과 러시아 경제·사회 문제 등에 초점을 둔 연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헌법상 대통령은 연방의회에서 매년 최소 한 차례는 연설하게 돼 있는데,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열리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가능하면 특별 군사작전 1주년과 가장 근접한 날에 하기를 원했다고 러시아 RBC통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당장 끝낼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미국 등 서방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쏟아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크렘린궁은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미국·영국·캐나다·유럽연합(EU)·일본 등의 기자들은 현장에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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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22일에는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리는 특별 군사작전 지지 집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크림반도 러시아 합병 8주년 기념행사처럼 경기장 안팎에 약 20만명이 모일 예정인데,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국정 연설 메시지를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개전 이후 위기가 있을 때마다 국민을 상대로 이번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이번에도 전쟁 장기화로 경제 상황(지난해 경제 성장률 -2.5% 및 1998년 이후 최대 규모인 31조원의 재정 적자 등)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동부 도네츠크 전선 등도 고착 상태여서 국론이 분열될 위기다.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국면을 돌파하고 2차 군 동원령을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대규모 행사와 대국민 연설을 기획한 것으로 관측된다.

캐나다 출신의 대중연설 전문가인 존 짐머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사상 최고의 연설가 중 한 명”이라며, 특히 개전 이후 연설에 대해선 “노골적으로 역사 등을 왜곡해도 진실이라고 믿게 해 이를 본 많은 러시아인은 그를 강력한 지도자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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