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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한파에 '수퍼로또' 공공택지도 안 팔린다…공급계획 차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정부의 공공분양주택 '뉴:홈'의 사전청약 접수가 시작된 6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양사업본부에 사전청약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공공분양주택 '뉴:홈'의 사전청약 접수가 시작된 6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양사업본부에 사전청약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시장 한파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동주택용지마저 미분양이 크게 늘고 있다. 확보하기만 하면 한 프로젝트당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챙겨‘수퍼로또’라 불렸던 했던 토지다.

20일 LH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입찰 공고를 내고 분양에 들어간 공동주택용지 총 8개 필지 가운데 매각이 완료된 필지는 인천 검단과 경북 칠곡 북삼지구 분양아파트 용지 2개뿐이었다.

나머지 6개 필지는 신청기업이 없어 유찰됐다. 남양주 진접2 주상복합주택용지 2개 필지를 비롯해 군포 대야미 주상복합주택용지, 구리 갈매역세권 아파트 용지 및 김포 한강신도시 연립주택용지 등이 줄줄이 미분양됐다.

LH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공동주택용지 매각 실적은 양호했다. 아파트 청약시장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민간택지의 경쟁력이 사라지면서 공공택지로 건설사들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지난해 LH의 미매각 공동주택용지는 총 32개 필지, 1조7000억원 규모로 최근 5년 내 최저수준이었다.

남양주 진접2 지구 모습. 뉴스1

남양주 진접2 지구 모습. 뉴스1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 이후 미매각이 급증하는 추세다. 집값 하락에 미분양이 늘면서 사업성이 크게 악화한 탓이다. 지난해 11월에 매각 공고된 17개 공동주택용지 가운데서도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와 부천 원종·평택 소사벌 등 6개 필지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터진 레고랜드 사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공공택지 분양이 저조한 이유로 꼽힌다. 시행사와 건설사 등이 개발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자금을 확보한다고 해도 높은 금리 탓에 금융 비용이 크게 늘어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최근 이자 비용은 물론 인건비,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공사비까지 올랐고, 미분양 우려마저 커져 사업성이 크게 낮아졌다"며 "당분간 공공택지 신규 분양에 참여할 유인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LH의 택지 분양가마저 오르면서 택지 확보에 어려움은 더 커졌다. 실제 인천 검단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2020년에 3.3㎡당 427만원에 공급됐는데 지난해 12월 분양된 공동주택용지는 분양가가 3.3㎡당 654만원으로 53%나 상승했다.

공동주택용지 미분양이 늘기 시작하면서 국토교통부와 LH에는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 공공택지와 3기 신도시 조성을 통해 공급 확대와 집값 안정을 꾀하겠다는 정부 입장에서는 이런 정책 목표가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3월부터 공동주택용지 약 60개 필지(잠정)를 공급할 계획인 LH는 지난 10일에는 주택 건설사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해 최근 미분양 증가에 따른 건설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참여 건설사들은 이 자리에서 LH에 토지리턴제 도입, 택지 전매제한 완화, 공공택지 대금 납입조건 완화 등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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