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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대학병원 중 38곳에 소아과 레지던트 0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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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가 있는 50개 대학병원 중 38곳에서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를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미달 사태로 향후 소아청소년과 의료 공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미달 사태로 향후 소아청소년과 의료 공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모집정원을 채운 곳은 서울대병원뿐이었다. 50%를 넘긴 곳도 순천향대서울병원, 아주대병원, 전남대병원, 울산대병원 등 4곳에 불과했다.

저출산과 낮은 수가로 인해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소청과 모집정원 확보율은 20%로 상반기 전체 확보율(84%)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2021년(36%), 2022년(22%)에 이어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향후 진료 대란도 우려된다. 지난해 말부터 의사 부족으로 수도권 소재 병원들을 중심으로 소청과 입원 치료와 응급실 야간 진료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61개 대학병원의 2023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 전체 과목의 모집정원 대비 확보율은 84.1%로 집계됐다. 흉부외과·산부인과 등 과목별로 레지던트 정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전공의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들이 여러 곳이었다. 병원 18곳은 흉부외과 전공의를 단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산부인과 16곳, 외과 17곳, 병리과 21곳의 전공의 지원자도 0명이었다.

모집정원을 모두 확보한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정형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 11개 과목이었다. 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는 모집정원 대비 확보율이 전년에 이어 100%였고, 내과·외과·산부인과·병리과 등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서 의원은 “필수진료 인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의대 정원 증원 같은 인력 확충과 필수진료 수가 개선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규모를 축소한 윤석열 정부의 결정은 인프라 확충에 반하는 행태인 만큼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면서 “과감한 재정 투자가 담보되지 않은 정부의 발표는 국민을 속이는 기만행위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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