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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 합성에 ‘Crtl+Z’ 기능 넣어 효율성 높였다” 휴먼테크 논문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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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서초구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열린 제29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김지헌(29·왼쪽) 카이스트 박사와 고교부문 환경·식품·위생 분과 금상을 수상한 충북과학고등학교 2학년 신지웅(18)군. 사진 삼성전자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열린 제29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김지헌(29·왼쪽) 카이스트 박사와 고교부문 환경·식품·위생 분과 금상을 수상한 충북과학고등학교 2학년 신지웅(18)군. 사진 삼성전자

“천연물 합성 과정에서는 다음 단계로 갈 때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요. 이럴 때 한글 파일처럼 ‘중간 저장’이나 ‘콘트롤 Z’(실행 취소) 기능이 있다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열린 제29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김지헌(29‧KAIST 박사 졸업)씨의 수상 소감이다. 김씨는 기존 유기화학자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코니디오지논(천연물의 하나)’ 합성 방법을 연구해 대상을 받았다.

그동안 유기합성 때 화학 반응의 비가역성(다시 돌아갈 수 없는 성질)은 가장 어려운 요소로 꼽혔다. 쉽게 말해 ‘콘트롤+Z’ 키가 없다는 의미다. 김씨는 “이런 이유에서 적지 않은 논문이 합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통된 중간체가 존재한다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다양한 분자를 합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제안한 코니디오지논 합성 방식은, 예컨대 A-B-C 고리의 작용기(치환기)는 거의 동일하지만 또 다른 D고리에 붙은 작용기에서 차별점이 생긴다. D고리의 작용기를 전합성(분자 조립) 후반기에 도입하면 기존 방식과 달리 중간체로부터 합성했다는 이력이 파악된다는 특징이 있다. 향후 생리 활성 및 신약 개발의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씨의 논문은 이날 화학 학술지인 ‘켐(Chem)’에 게재됐다. 김씨는 “이희윤 KAIST 지도교수가 수상 발표 소식을 미처 듣지 못하고 별세했다”며 “마지막 제자가 영광의 자리에 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교 부문에서는 신지웅(18‧충북과학고)군이 유전자 편집으로 생산된 식품 검출 방법과 검출 키트를 개발해 금상(환경·식품·위생 분과)을 받았다. 유전자 편집 기술로 변형된 도미의 유전자를 PCR(유전자증폭 방법) 키트를 통해 검출해 냈다. 심사위원들은 “유전자 교정 수산물이 식품으로 판매될 경우 소비자 인식 전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은 1994년 과학기술 발전의 미래 주역을 발굴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삼성전자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앙일보가 공동 후원한다. 올해는 대학과 고교 부문에서 총 118명이 상을 받았다.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날 4년 만에 오프라인 시상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유홍림 서울대 총장, 이광형 KAIST 총장,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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