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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핵 방사포' 쐈단 北...'한미 전략자산' 맞힐 거리만큼 보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한미의 공중 연합훈련에 초대형 방사포로 맞대응했다. 이례적으로 발사 직후 미사일 종류는 물론 ‘전술핵’을 거론하며 한국의 공군 기지를 겨냥했다는 등 목적까지 명확히 밝혔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20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7시 11분까지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 합참 발표 직후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서부전선 장거리 포병부대 해당 방사포병구분대가 아침 7시 방사포 사격 훈련에서 600㎜ 방사포를 동원해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395㎞와 337㎞ 떨어진 동해의 가상 표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고 보도했다.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는 합참의 발표에 북한 당국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초대형 방사포라고 추가 설명을 덧붙인 셈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초대형 방사포를 탄도미사일로 분류한다. 유도 기능과 궤적 등이 탄도미사일의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북한은 또 이번 훈련이 한국의 공군기지를 공격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는 것이다. 이어 “지난해 12월 말 진행된 증정식 행사에서 4발의 폭발 위력으로 적의 작전비행장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게 초토화할 수 있다는 확고한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1일과 1일 각각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600㎜)에 대해 "남조선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방사포 증정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조선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1일과 1일 각각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600㎜)에 대해 "남조선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방사포 증정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조선중앙TV 화면

북한 초대형 방사포 1대 이동식 발사대(TEL)에는 4발의 초대형 방사포가 들어간다. 또 해당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약 400㎞로 추정되는데, 군사분계선(MDL)과 가까온 지역에서 쏠 경우 공군의 최남단 기지인 경남 사천까지 닿을 수 있다. 즉 공군의 전국 12개 기지를 겨냥해 TEL을 각각 1대씩, 모두 48발을 배치해뒀다는 얘기다.

특히 이날 북한의 쏜 방사포 2발의 거리를 발사 지점인 숙천으로부터 남쪽으로 늘려보면 청주 공군기지와 군산의 미 공군기지 사이에 떨어진다. 이들 장소는 전날 한국 공군의 F-35A, 미 공군의 F-16 등이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를 호위하기 위해 출격한 곳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한미의 전략자산 출격 원점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미국, 남조선 연합공군역량에 대한 인민군대의 철저한 억제 준비 태세와 대응 의지가 남김없이 과시됐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이 2019년 8월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이 2019년 8월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군 당국은 북한의 발표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를 ‘전술핵 공격수단’이라고 주장했지만, 합참은 북한의 기술 수준이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 군 관계자는 “현재 초대형 방사포에 핵을 탑재하는 건 제한될 것으로 평가한다”며 “초대형 방사포에 맞게 핵탄두를 소형화하려면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에선 전술핵을 터뜨린다는 게 군 안팎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군 내부에선 전술핵이 아닌 이상 4발의 방사포로 공군 기지 하나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북한 발표 역시 믿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북한이 수십 발의 집속탄을 넣은 방사포로 공군 기지로 타격하더라도, 전투기 격납고는 어지간한 충격에도 견디는 강화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고 활주로는 긴급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초토화할 수는 없다. 그래서 북한은 유사시 화학무기로 공군 기지를 오염시켜 가동을 최대한 늦추려는 전술을 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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