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과도한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금리 급등으로 고통받을 때 은행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며 대출 금리를 내리고, 상생에 나서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벤처협회 등 16개 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권에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금리 인하 ▶금리부담 완화 제도 실효성 제고 ▶상생 금융 정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중소기업 대출은 2019년 말 716조원에서 지난해 말 953조원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은 2019년 말 685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1014조원으로 늘었다”며 “반면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 달성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5대 은행이 지급한 성과급은 전년 대비해 35% 증가한 1조3823억원에 달한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시중은행들은 1조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하는데, 거래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다른 세상 얘기처럼 느껴져 허탈한 심정”이라며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은 86%가 담보나 보증서가 있는 안전한 대출인데, 은행은 매출이 떨어지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는 등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영업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회장은 이어 “외환위기 때 은행들이 대규모 공적자금으로 위기를 극복한 만큼, 지금처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힘들 때는 금융권이 먼저 대출 금리를 적극적으로 인하하는 등 상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중은행들이 이자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규제를 풀어 은행의 기업 직접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기중앙회가 이달 15~17일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금융기관 대출 때 겪었던 애로사항(복수 응답)에 대해 “높은 대출 금리”라는 응답이 85.7%로 가장 많았다. 현재 평균 대출 금리는 5.65%로 지난해 1월(2.93%)보다 2.72%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기준금리 인상 폭 2.25%포인트(1.25→3.50%)보다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