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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18번째 경찰출석 불응... 경찰은 "엄정 대응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경찰의 최종 출석 요구에 “(경찰서 편의시설 설치와 관련해) 예산 반영 약속이 있다면 오는 3월 출두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오전 9시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박 대표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향해 “경찰서 내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 미루지 말고 전수조사를 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18번 경찰 출석 불응... "장애인 편의시설이 먼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경찰 출석 불응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경찰 출석 불응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박 대표는 2021년 7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시내 도로와 지하철 등에서 수십 차례 미허가 집회를 벌인 혐의(집시법 위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건을 맡은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7일 박 대표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박 대표가 불응하자 20일까지 어떤 방식으로 조사를 받을지 알려달라고 통보했다.

그간 박 대표는 그간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돼야 조사를 받겠다”며 경찰의 18차례 출석 요구를 거부해왔다. 전장연 활동가들이 서울 혜화경찰서, 용산경찰서 등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가 “엘리베이터가 없다”며 돌아간 일까지 발생하자, 경찰은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는 남대문서에 사건을 넘기고 수사를 해왔다.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출석에 불응할 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경찰의 출석 요구에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수 차례 불복하면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다. 지난달 9일 윤희근 경찰청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박 대표 체포에 관한) 논의를 했다는 것 자체는 부인하지 않겠다. 향후 진행 상황 변화에 따라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회견에 앞서 전장연 활동가 10여명과 함께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요구하며 혜화역 승강장에서 농성을 벌였다. 지난 12일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일시 중지하기로 서울시와 합의한 만큼 지하철 승하차 시위는 진행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활동가의 휠체어에 지나가는 시민이 밟히자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전장연 활동가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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