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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혁신 기술 K스타트업, 세계 무대에서 뛰게 도와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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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K-스타트업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K-스타트업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무역협회 조사 “기술력 뛰어난데 해외 진출 부족”

해외 시장 조사, 테스트베드 등 전방위 지원 절실

“한국 스타트업은 혁신 기술력이 뛰어난데, 해외 진출 준비가 부족하다.” 한국무역협회가 어제 밝힌 마이크로소프트·구글·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다. 협회가 최근 이들 기업을 포함, 포천 글로벌 기업 중 102개사를 대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트렌드’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글로벌 기업들은 실리콘밸리의 기술 경쟁력 수준을 10점 만점으로 볼 때 한국 스타트업은 7.4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응답 기업의 55%는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으로 ‘혁신 기술 경쟁력’을 꼽았다. 다만 글로벌 진출 준비도는 6.1점, 비즈니스 모델 차별성은 6.4점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았다.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즉 ‘개방형 혁신’은 21세기 글로벌 기업들의 화두다. 최근 글로벌 대기업들은 자체 연구개발(R&D)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투자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고 있다. 과학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시대에 대기업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제품 수명 단축으로 R&D 성과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응답한 글로벌 기업 10곳 중 9곳은 경기 둔화에도 앞으로 스타트업과의 개방형 혁신 활동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인식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더없이 희망적이다. 실제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는 매년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뛰어나다. 서울대와 KAIST 등 주요 대학 교수들이 네이처·사이언스 등 세계 정상급 학술지에 표지논문을 게재하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닐 정도로 연구성과도 올라가고 있다. 이들 대학의 교수들이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창업 등 기술사업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무협의 설문조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준비가 부족하다’는 응답의 아쉬움이 더욱 크다. 응답 기업의 57%는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과 기술 실증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시회 참가를 통해 글로벌 진출 역량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현지 시장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3에 한국 스타트업들이 몰려간 것은 이런 글로벌 수요에 대한 자구적 몸부림인 셈이었다. 무협은 또 한국의 스타트업에 지금 필요한 것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만남을 넘어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테스트베드라고 밝혔다. 한국 산업이 패스트팔로어에서 퍼스트무버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모두 스타트업들을 지원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