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미국 진출 적기” LA서 뷰잉룸 개장한 가나아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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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창립 40주년을 맞은 ‘가나아트’ 이정용 대표. 이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15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다. 우훈식 기자

창립 40주년을 맞은 ‘가나아트’ 이정용 대표. 이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15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다. 우훈식 기자

창립 40주년을 맞은 ‘가나아트’가 미국 미술 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 15일 유명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LA의 화랑 골목에 단독주택을 개조한 ‘뷰잉룸(Viewing room)’을 개장하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2008년 뉴욕 갤러리 개장 직후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15년 만이다.

갤러리 입장에서는 굳이 미국 시장에 눈을 돌리지 않아도 되는 때다. 한국 미술시장 규모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높아 원화 가치가 낮은 점도 미국 시장 진출을 망설이게 한다. 하지만 가나아트 이정용(45) 대표는 “지금이 적기”라고 했다. 뷰잉룸에서 그를 만났다.

왜 하필 지금인가.
“한국 미술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지금처럼 높아진 때가 없었다. 40년간 한국에서 탄탄하게 다져온 사업을 글로벌화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그 첫 단계가 바로 LA 진출이다. LA는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고, 현대 미술 활동이 활발하다. 소속 작가 가운데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는 작가가 많은데, 이들의 우수한 작품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초석을 다지려 한다.”
갤러리가 아니라 뷰잉룸이다.
“주목적이 작품 판매가 아니다. 우리 작가를 소개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지난해 11월 오렌지카운티미술관(OCMA)에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해 가나아트 전용 전시 공간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A 뷰잉룸에서 기획전 등 이벤트를 열어 LA 주류 미술계에 가깝게 다가갈 것이다.”
어떤 작품들을 전시하나.
“해외에서 관심 많은 김구림·신문섭·윤명로·최종태·임동식·에디 강 등 11명의 25점을 첫 전시로 선택했다.”
뷰잉룸이 위치한 시워드 스트리트는 뉴욕 메리언 굿맨 갤러리 등 주류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LA의 화랑 골목이다. 차별화 전략이 있나.
“우리 목표는 경쟁이 아니다. 실력 있는 작가들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작가들의 성장을 도와 함께 커가는 미래를 만들어가려 한다.”

가나아트는 이 대표의 부친인 이호재(68) 가나아트·서울옥션 회장이 1983년에 창업했다. 가나라는 독특한 이름에서 이 회장의 사업 수완을 엿볼 수 있다. 업계 후발주자였으나, 화랑들 이름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할 때 맨 앞에 올 수 있도록 ‘가나’로 작명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2001년 가업을 이어받아 22년째 2세 경영을 하고 있다.

부친과 경영 스타일이 다를 것 같다.
“아버지는 내가 따라갈 수 없는 분이다. 사업을 확장하고 시장 크기를 키우는 일을 좋아하셨다. 기부도 많이 하신다. 내 역할은 사업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을 미국 대기업이나 벤처캐피털에 소개해 투자 유치를 돕는 코리아콘퍼런스에도 참여한다고 들었다.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 지원은 우리의 비전과 방향이 같다. 코리아콘퍼런스에서 한국 미술업계를 대표해 유망한 작가를 알릴 생각이다.”
앞으로 계획은.
“내후년쯤 가나의 이미지와 맞는 더 넓은 공간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LA 가나아트를 전시는 물론 한인들과 타인종들이 활용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키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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