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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군, 우크라서 4세 소녀 성폭행"...러 "악마화 하려는 주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월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외곽 도시 이르핀을 잇는 다리가 파괴된 채 방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외곽 도시 이르핀을 잇는 다리가 파괴된 채 방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반인도적 범죄’를 지적하고 나서자, 러시아도 날 선 반응을 보이며 반발했다.

“러시아군, 우크라이나서 반인도적 범죄 저질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안보 분야 연례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연설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공식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군에 강간당했다는 우크라이나의 4세 소녀, 산부인과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임신부, 우크라이나 부차 주민에 대한 무차별 학살 의혹 등을 거론하면서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자신의 법조인 경력을 강조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 사실이 법에 저촉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알고 있다”며 “러시아의 이런 행위에 대해 증거를 검토했다. 이런 행위가 반인도적 범죄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문을 공개한 미국 백악관은 이 부분에서 청중의 박수가 터졌다고 전했다.

반인도 범죄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공격을 가하는 행위를 뜻한다. 대량학살, 강간, 고문, 살인, 강제이주 등이 반인도 범죄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책임자들은 상설 전쟁범죄 재판소인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처벌받는다.

“美, 우크라 전쟁 부채질 정당화하기 위해 러 악마화”

이런 발언이 나오자 러시아는 이런 발언이 “러시아를 악마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즉각 발끈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그런 발언은 냉소적인 면에서 전례가 없다. 러시아를 악마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기존의 무력 충돌뿐 아니라 정치적 수단까지 함께 활용한 전쟁 방식을 의미한다.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잇따라 무기를 지원하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채질하고 있는 자국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같은 주장을 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반인도 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은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계속 제기돼 왔다. 러시아 정부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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