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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명의 추모 글…고 이어령 1주기 추모 에세이·전집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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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26일 세상을 떠난 '지적 거인' 이어령(1934~2022)의 1주기를 맞아 추모 문집과 생전 그의 주요 저작을 아우르는 24권짜리 전집이 나온다. 21세기북스 출판사가 22일께 출간하는 추모 산문집 『신명의 꽃으로 돌아오소서』와 '이어령 전집'이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간행위원장을 맡아 발간사를 쓴 추모 문집에는 생전 이어령 선생과 교분을 쌓았거나 감화를 받았던 71명이 추모글을 보탰다. 가나다순으로 배치한 글쓴이에는 시인 김남조·고은·이근배·신달자·강은교·김승희, 소설가 한수산·박범신·김홍신, 화가 이종상·이우환·김병종·임옥상, 문학평론가 김화영·김주연·권영민, 명창 안숙선, 소리꾼 장사익, 무용가 홍신자, 건축가 김원, 신화학자 정재서, 국립한국문학관 문정희 관장, 고건 전 국무총리,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선생이 15년간 중앙일보에 고문 등으로 관여하며 인연을 맺은 중앙홀딩스 홍석현 회장, 이홍구 중앙일보 고문, 문창극 전 주필 등 단순한 문화계를 넘어서는 유력 인사들이 포함됐다. 특히 지난 15일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오탁번 시인의 글 '홀로 존재하는 문장부호 ‘!’'가 포함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전집은 선생의 60년 집필 인생을 에센셜·베스트·크리에이티브·아카데믹·사회문화론·한국문화론, 6개 컬렉션으로 구분해 적게는 2권에서 많게는 5권씩을 묶었다. 가령 1950년대 문단 권력을 비판한 평론글 ‘우상의 파괴’가 실린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와 일본인들을 불편하게 한 일본 문화론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에센셜 컬렉션 안에 포함돼 있다.

고 이어령 선생이 생전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고 이어령 선생이 생전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산문집 제목 '신명의 꽃으로 돌아오소서'는 사물놀이패를 이끄는 김덕수씨의 글 제목을 가져온 것이다. 김씨는 88 서울올림픽 기획단장을 맡았던 선생이 “슬프면서도 기쁘고,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이 있는 역설의 우리 문화를 단 몇십 분 만에 보여줄 수 있는 건 사물놀이밖에 없다"고 밝혔던 포브스 코리아 인터뷰를 인용한 다음 "선생님, 우리에게 신명의 꽃으로 돌아와주세요. 한국의 신명으로 세상이 어우러지게 해주세요. 서로를 보듬고, 치유하고, 사랑하게 해주세요. 선생님, 고맙습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김남조 시인은 "당신 같은 사람이 아주 많이/ 더 세상에 태어난다면/ 주님의 축복은 더욱 거대하게 부풀었으리라고 믿어집니다"라는 구절의 추모시 '이어령 선생께'를 보탰다. 선생의 이화여대 제자인 김승희 시인은 "이어령 선생이 바로 그런 ‘르네상스적 인간’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고, 소설가 한수산은 "그는 하나의 계절이었다"고, 선생의 경기고 제자인 문학평론가 김화영은 "세상에서 보기 드문, 거대한 도서관이 불탄 자리에 서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가슴에 담고 있는 말 가운데 하나가 '사치 중에서 가장 훌륭한 사치가 사람 사치'라는 것"이라며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선생을 중앙일보에 모시는 큰 사치를 누렸는데 "많이 배운 건 물론이고, 중앙일보를 통해 사회 전반을 바꾸는 데도 큰 역할을 하셨"다고 회고했다. 또 선생이 2010년 ‘홍진기 창조인상’을 작명했다며 당시에는 생경했으나 "지금 와서 보니 정말 멀리 내다본 혜안이었"다고 했다.

고 이어령 선생 추모 에세이·전집이 오는 22일 나온다. 사진 21세기북스

고 이어령 선생 추모 에세이·전집이 오는 22일 나온다. 사진 21세기북스

24일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고인의 1주기 추모식도 열린다. 추모식 이후에는 특별전 ‘이어령의 서(序)’가 개막한다. 고인의 애장품과 육필원고 등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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