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ICBM' 긴급회동…"강제징용, 양국 정치적 결단만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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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어리셔 호프 호텔에서 긴급 회동에 나섰다. 3국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한편, 3국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사진은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직후 기자회견 현장. 외교부 제공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어리셔 호프 호텔에서 긴급 회동에 나섰다. 3국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한편, 3국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사진은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직후 기자회견 현장. 외교부 제공

두 달 만에 재개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동시에 한·미·일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바이어리셔 호프 호텔에서 3국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했다. 3국 장관은 17~19일 뮌헨안보회의차 독일을 방문한 상황이었는데, 북한의 무력 도발이라는 변수가 튀어 나오자 긴급 회동에 나섰다.  

3국 외교장관 회의 직후 각국이 내놓은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결과는 사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므로 ▶대북 제재의 충실한 이행이 필요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미·일 3국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발표 자료에 담겼다.

北 미사일에 '긴급 회동'…즉각 대응태세 

북한 조선중앙TV는 19일 전날 ICBM 화성-15형을 고각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9일 전날 ICBM 화성-15형을 고각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3국 외교장관의 기민한 회동은 명확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다자회의 참석과 이를 계기로 한 양자 회담 등 촘촘하게 짜인 일정 속에서도 3국이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모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한·미·일 3국의 안보 최우선 순위며, 북한의 무력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박진 장관은 이날 긴급 회동에 대해 “한·미·일 3개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단합을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일의 안전에 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 같다”며 확장억제 의지를 강조했고, 하야시 외무상은 “한·미·일은 북한의 도발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며 3국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한 패널토론에 참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 외교부 제공

지난 18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한 패널토론에 참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 외교부 제공

박 장관은 3국 외교장관 회의 직후 뮌헨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한 패널토론’에서 북핵 문제의 엄중함과 국제사회의 단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꾸준히 이어지며 그 위협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드는 상황을 의식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국제사회의 관심이 유럽 내 전쟁(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된 상황에서 북한은 ICBM을 포함한 미사일 도발 등 더 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약 50일 만에 미사일 시험을 재개했고 7차 핵실험도 언제든지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결단"만 남은 강제징용…日 호응할까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쟁점을 막판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 조치와 정치적 결단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쟁점을 막판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 조치와 정치적 결단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한·일 외교장관은 강제징용 문제를 포함한 양자 현안 논의를 위해 별도의 회담을 개최했다. 이날 양 장관의 만남 시간은 35분으로 비교적 짧았다. 이는 강제징용 해법 도출을 위한 협의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고, 양국이 남은 핵심 쟁점에 대해서도 이미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국이 논의 중인 강제징용 해법은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미쓰비시중공업·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금을 한·일 기업의 기부금을 모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대신 지급하는 방안이다. 이 같은 총론엔 양국의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재원 마련을 둘러싼 이견 해소가 남았다. 한국은 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미쓰비시·일본제철이 자발적인 기부에 참여해야 한단 입장이지만, 일본 측은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 토론회에선 피해자 법률대리인단과 지원단 등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강제징용 해법 도출에 드라이브를 걸며 일본과의 협의 및 피해자 의견 수렴을 강화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 토론회에선 피해자 법률대리인단과 지원단 등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강제징용 해법 도출에 드라이브를 걸며 일본과의 협의 및 피해자 의견 수렴을 강화하고 있다. 뉴스1

박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하야시 외무상에게 핵심 쟁점 해소를 위한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 리스크를 감수하며 해법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만큼, 일본 역시 전향적인 자세로 이에 호응해달라는 취지다. 박 장관은 이날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주요 쟁점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 했다. 일본 측에 성의 있는 호응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며 “서로의 입장은 이해했으니 이제 서로 정치적 결단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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