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똑같지만 동시에 나와 정반대인 내가 저쪽 우주에 살고 있다? 최근 ‘거울 우주 모델’이 이론물리학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영국 에든버러대 힉스이론물리학센터장인 닐 튜록(Neil Turok) 교수와 그의 동료인 캐나다 워털루대 페리미터입자물리연구소의 레이섬 보일(Latham Boyle) 교수가 창안한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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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록과 보일에 따르면, 세상에 두 가지 우주가 있습니다. 시간이 미래를 향해 똑바로 흐르는 우리 우주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거울 우주입니다. 물론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는 게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처럼 점점 젊어지는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거울 우주’의 기본적 아이디어는 빅뱅을 기준으로 시공간의 반대편에 우리 우주와 대칭이 되는 우주가 있다는 겁니다. 우리 우주에 입자가 있는 만큼 거울 우주에는 ‘반입자(反粒子)’가 있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성질을 가진 것들이 이 우주와 거울 우주에 존재하면서 전체적으로 서로 대칭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겁니다.

거울 우주는 우리 우주의 복사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반대다. 시간도 거꾸로 흐른다. 거울 우주는 빅뱅 이전의 세계이고 우리 우주는 빅뱅 이후의 세계다. 하지만 두 우주는 모든 것이 연관돼 있다.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지만, 이 모델은 현재 우주론의 모순을 수학적으로 상당 부분 해결하고 있다. 중앙포토
모든 것이 거울에 비친 듯 반대이지만 동일한 물리법칙이 작용합니다. 물론 우리가 거울 우주와 소통할 방법은 없습니다. 관측할 방법도 없습니다. 시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거울 세계를 상정하면 지금까지 우주론이 설명하지 못한 많은 모순이 쉽게 해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