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코리언 몬스터’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지난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나폴리에서 김민재(27)는 수비 전술의 핵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수비수로 인정받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 18일 이탈리아 사수올로의 마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수올로와의 2022~23시즌 세리에A 23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소속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김민재의 안정적인 수비 리딩을 바탕으로 승리를 추가한 나폴리는 최근 7연승(정규리그는 5연승) 신바람 행진을 이어가며 가장 먼저 리그 20승(2무1패) 고지를 밟았다. 시즌 승점을 62점으로 끌어올려 2위 인테르 밀란(47점)과의 15점 격차를 유지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압도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공격진의 자신감도 동반 상승한 나폴리의 우승 가능성을 95% 이상으로 높게 본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이 제시한 사수올로전 김민재의 데이터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총 102개의 패스 중 92개를 성공시켜 성공률 90%를 기록했다. 상대 위험지역으로 보낸 패스 9회, 걷어내기 성공 5회, 볼 가로채기 6회, 땅볼 경합 승률 100%(3회 중 3회 성공), 공중볼 경합 승률 100%(6회 중 6회 성공)를 기록했다. 매체가 매긴 평점도 8.1점으로 매우 높았다. 김민재는 수비 파트너 아미르 라흐마니(29)와 함께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끌고 있다.
현지 미디어의 찬사도 이어졌다. 나폴리 매거진은 나폴리의 승리 요인을 5가지로 정리하며 ‘김민재의 수비 역량’을 다섯 번째로 꼽았다. 매체는 “김민재는 무너지지도 않고 뛰어넘을 수도 없는 벽”이라면서 “나폴리가 지닌 경쟁력은 김민재의 수비로 대미를 장식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어떤 상대와 만나도 침착하고 자신감이 넘친다”면서 “김민재는 미친 쿠데타의 주인공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경기력으로 세계 톱10에 드는 수비수”라고 덧붙였다.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김민재와 라흐마니는 불협화음을 만들지 않는 수비 듀오다. 팀 동료들의 도움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면서도 훌륭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또 한 번 무실점 경기를 일궈냈다”고 칭찬했다. 이어 “김민재와 라흐마니는 ‘올해의 듀오’로 손색이 없다. 그들이 산레모 음악제에 출전했다면 가수들보다 조직적인 공연을 선보였을 것”이라 짚었다.
경기 후 나폴리는 구단 SNS를 통해 김민재가 팀 동료 마테오 폴리타노, 조반니 시메오네 등 두 명의 선수를 한꺼번에 업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폴리타노는 자신의 SNS에 해당 사진을 게재하며 “우리는 꿈을 좇아 달린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김민재가 후방에서 든든한 수비로 뒤를 받쳐주는 가운데 공격진이 멀티골을 몰아치며 승리와 승점을 챙기는 올 시즌 나폴리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민재는 최근의 상승세를 유럽클럽대항전에서도 이어간다는 각오다. 오는 2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원정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