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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도 뛰는 부산엑스포…사우디 오일머니 능가하는 '부산 강점' [르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전이 한창인 부산 북항 일대 모습.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은 오는 4월 이곳을 찾아 부산엑스포 유치 역량과 준비 수준 등을 심층 평가한다. 부산=고석현 기자

17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전이 한창인 부산 북항 일대 모습.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은 오는 4월 이곳을 찾아 부산엑스포 유치 역량과 준비 수준 등을 심층 평가한다. 부산=고석현 기자

“부산 북항은 ‘대전환’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1876년 국내 첫 근대무역항으로 개항했지만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로로 활용되는 아픔을 겪었죠. 70년대엔 산업의 관문으로 대한민국의 근대경제를 이끌었습니다. 신항으로 항만 기능 대부분이 옮겨간 지금은 국내 첫 항만재개발을 통해 그린 스마트도시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런 대전환의 모습을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에게 소개할 계획입니다.”

17일 부산시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조유장 부산시 2030엑스포추진본부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터전이 될 이곳을 ‘대전환의 공간’으로 소개했다. “기후변화 등 인류의 위기극복을 위해선 전 영역에서의 대전환이 필요한데, 부산과 딱 맞아떨어진다”면서다. 이곳 전망대에 올라서자 너른 바다와 북항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는 4월 2일부터 8명 규모의 BIE 실사단이 이곳을 찾는다. 이들은 부산시의 엑스포 유치 역량과 준비 수준 등을 심층 평가한다.

부산엑스포 부지는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북항 1단계 부지에 건립 중인 오페라하우스는 공정률 50%를 넘어섰다. 랜드마크 부지는 곧 개발을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절차에 들어간다. 각국 전시관이 들어설 2단계 부지는 순차적으로 개발에 착수해 2030년까지 사업이 진행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1단계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실사단에게 엑스포 부지의 장점과 구체적 변화 모습을 설명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부산 북항 일대에서 조유장 부산시 엑스포추진본부장이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고석현 기자

17일 부산 북항 일대에서 조유장 부산시 엑스포추진본부장이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고석현 기자

17일 부산 북항에 건립중인 오페라하우스 모습. 공정률 50%를 넘어섰다. 부산=고석현 기자

17일 부산 북항에 건립중인 오페라하우스 모습. 공정률 50%를 넘어섰다. 부산=고석현 기자

엑스포 유치 열기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BIE 실사단은 내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3월 6~10일), 오데사(3월 20~24일), 부산(4월 2~7일), 밀라노(4월 17~21일)를 차례로 방문한다. 당초 오데사는 전쟁으로 후보국 지위를 박탈당하기도 했지만, 이번 실사 일정에 포함되며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실사단이 이번 방문을 통해 작성하는 보고서는 171개국 전 BIE 회원국에 전달되고, 11월 개최국 투표를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유치전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유다.

실사단 평가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국민적 열기와 지지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 유치전을 펼친 결과 사우디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BIE 회원국 대다수가 4월 실사와 6월 프레젠테이션(PT)을 본 뒤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표한다”며 이번 평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부산의 열기는 뜨거운데 수도권 등 다른 지역 국민에겐 감각의 세계를 넘어서는 일이라 아직 열기가 차오르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20년 엑스포를 유치한 아랍에미리트(UAE), 2025년 엑스포를 앞둔 일본은 남다른 국민적 열기로 실사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두바이는 도시 랜드마크인 ‘버즈 알 아랍’에 매일 엑스포 유치기원 조명을 밝혔고, 오사카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우산을 든 시민들이 도톤보리강에서 실사단 환영행사를 열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부산시가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30 부산엑스포'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1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부산시가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30 부산엑스포'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17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전이 한창인 부산 북항 일대 모습. 부산=고석현 기자

17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전이 한창인 부산 북항 일대 모습. 부산=고석현 기자

부산시는 엑스포 열기를 띄우기 위해 BIE 실사단의 방문 기간을 전후해 ‘엑스포 주간’을 지정키로 했다. 이 기간 다양한 행사와 홍보활동을 펼친다. 경제계도 지난해 6월부터 104개국 인사들과 가진 263회 교섭활동의 경험과 기대감을 실사단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부산엑스포 공식 홍보대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배우 이정재의 “부산에 유치해” 영상을 비롯해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71차 BIE 총회에서 상영된 3차 PT 영상 등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영화 ‘기생충’ 등 K-콘텐트가 배경으로 소개되며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직접 출연해 ‘부산엑스포는 인류가 직면한 도전과제를 해결할 대전환의 플랫폼이 될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도 부산엑스포를 위해 뛰고 있다.

배우 이정재가 2030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모습. 사진 2030부산엑스포추진본부

배우 이정재가 2030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모습. 사진 2030부산엑스포추진본부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방탄소년단(BTS). 사진 대한상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방탄소년단(BTS). 사진 대한상의

박형준 부산시장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그는 “부산 날씨는 리야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다. 두바이는 엑스포 기간 중 사막 바람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며 “사우디는 오일머니 등 장점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부산의 좋은 날씨, 아름다운 바다 같은 우수한 환경은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까진 수차례 관문이 남아 있다. 3~4월 BIE 현지실사 뒤 6월 4차 PT 등이 진행되고, 오는 11월 173차 BIE 총회에서 최종 개최국을 확정한다. 회원국당 1표를 행사하며, 출석회원국의 3분의 2 이상 다수 득표국으로 개최지가 결정된다. 만일 3분의 2 이상 득표국이 없을 경우 최상위 2개국이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부산과 리야드의 2파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박동민 민간유치위 사무국장(대한상의 전무이사)은 “정부·경제계·지자체가 합심해 BIE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게 국민들의 관심인 만큼 큰 호응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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