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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부, 韓 포스코 간부와 만남 이례적 공개…美 포위망 뚫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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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쑹(劉勁松·오른쪽)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司長·국장)이 지난 15일 외교부 청사에서 송용삼 포스코(POSCO) 중국 법인장과 회견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류진쑹(劉勁松·오른쪽)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司長·국장)이 지난 15일 외교부 청사에서 송용삼 포스코(POSCO) 중국 법인장과 회견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 외교부가 지난 17일 밤 한국의 포스코(POSCO) 중국 법인장과 국장급 간부의 15일 회견을 이례적으로 뒤늦게 공개했다. 류진쑹(劉勁松) 아주사 사장(司長·국장)은 당시 송용삼 법인장과 회견에서 “중국 경제가 올 2분기부터 전면 회복하면서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0.16%p 성장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한국 무역협회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하며 한국 경제에서의 ‘중국 효과’를 강조했다. 미국이 글로벌 공급 체인에서 중국 포위망 구축에 나서자 중국이 이를 뚫기 위해 내수 시장을 무기로 공개적으로 개별 기업을 직접 상대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회견에서 류 국장은 밀접한 한·중 경제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연계는 밀접하고, 산업과 공급체인이 고도로 융합되어 일찍부터 ‘네 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 네가 있는’ 협력 구도를 만들었다”고 묘사했다. 류 국장은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생긴 리오프닝 효과로 “한국의 수출액이 0.55% 추가 성장한다”며 “이는 지난해 한국 수출 증가폭의 31%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 법인장도 “포스코는 지난 1980년대부터 중국과 협력을 시작한 뒤 주력인 철강을 비롯해 2차전지, 수소에너지 등을 적극적으로 개척했다”며 “포스코는 글로벌 공급체인의 안정을 중시하며, 한·중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국민의 우호 감정을 증진하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호응했다.

류 국장은 포스코의 중국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시했다. 그는 포스코가 지난해 1월 허베이(河北)강철과 손잡고 탕산(唐山)에서 착공식을 가진 자동차 강판 생산공장 프로젝트, 저장(浙江)성 퉁샹(桐鄉)에서 추진 중인 리튬전지 원재료 프로젝트가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또 “코로나19 발발 이래 포스코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국에서 생산을 계속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중국은 포스코 등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위해 서비스와 편리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차원에서 중국에 진출한 외자 기업을 힘껏 돕겠다는 의지를 밝힌 대목이다.

류 국장은 또 “현 국제정세에서 아시아 국가의 기업이 중국에서 협력하는데 여러 호재 요인이 있다”면서 “3월 곧 열리는 양회에서는 지난해 20차 당 대회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결정한 정책을 밝혀 중국 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신과 우려를 불식시켜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포스코 중국 법인 관계자는 “지난주 법인장과 외교부 국장급 만남은 특별한 이슈나 어젠다 없는 가벼운 차담회 자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 부처가 아닌 중국 외교부가 개별 한국 기업인과의 만남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시진핑 3기 경제 발전을 위해 다국적 기업을 최대한 추가 유치해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 하단에 지난 15일 류진쑹 아주사 국장과 송용삼 포스코(POSCO) 중국 법인장과의 회견을 소개했다. 사진=중국외교부 홈페이지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 하단에 지난 15일 류진쑹 아주사 국장과 송용삼 포스코(POSCO) 중국 법인장과의 회견을 소개했다. 사진=중국외교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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