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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MZ세대 ‘술’과 ‘잠’에 지갑 연다… ‘칭지에야’ 시장 톺아보기②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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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SNS에서 ‘칭지에야(輕解壓)’가 유행이다. 칭지에야를 직역하면 ‘가볍게 스트레스 풀기’로, ‘가벼운 힐링’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얼음 틀에서 얼음을 빼거나 서랍을 정리하는 등 중독성이 강한 숏폼 영상 보기, 목탁 두드리기 앱 등이 대표적인 예시로 꼽힌다. 모두 사소해 보이지만, 중국 MZ세대가 일상 속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다. 칭지에야는 ‘2023 샤오훙수 올해의 생활 트렌드(2023小紅書年度生活趨勢)’에 트렌드 키워드로 뽑히기도 했다.

최근 중국 소비 트렌드에서 개인의 감정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개인의 감정이 곧 대중의 감정, 즉 트렌드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스트레스 해소 관련 산업 네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힐링에 ‘취하는’ 中 MZ세대, 잠재력 자랑하는 中 음주 시장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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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젊은 세대에게 술은 비즈니스 도구가 아닌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다. 이들에게는 술 자체보다 술을 즐기는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 중국에서 음주 문화는 오랜 역사가 있지만, 최근 소비 시장에서 Z세대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주류 브랜드는 전통적인 방향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의 요구를 만족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모징시장정보(魔鏡市場情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타오바오·티몰의 주류 시장 매출은 250억 3100만 위안(한화 약 4724억 1115만 원)에 달했다. 이중 바이주, 전통 황주, 와인 및 기타 품목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맥주, 과일주 매출은 모두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시장이 전반적으로 조금 침체된 상황에서 업계는 젊은 여성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저 알코올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이지안 청매실주(사진 바이두)와 주이어냥 와인(사진 소후)

메이지안 청매실주(사진 바이두)와 주이어냥 와인(사진 소후)

장샤오바이(江小白) 산하의 청매실주 브랜드 메이지안(梅見)은 좋은 예다. 메이지안은 마케팅 과정에서 자사 매실주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이며 가벼우면서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덕분에 메이지안 매실주는 단일 제품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7281만 위안(한화 약 135억 9290만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주이어냥(醉鵝孃)’은 중국의 뱅쇼 열풍을 겨냥하여 레버형 출수구가 있는 대용량 와인 제품 ‘와인 데일리’를 선보였다. 휴대성이 좋고 신선도 유지가 쉬운 포장 디자인은 소비자가 취침 전, 퇴근 후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술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주이어냥은 남다른 제품 포장을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각종 와인 브랜드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에서 자신의 고객층을 확보했다.

아직 중국 주류 시장에는 전통 브랜드가 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젊은 층을 타게팅하는 주류 시장은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중국의 잠재적인 젊은 음주 인구는 약 4억 9000만 명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의 음주 시장 규모는 무려 4000억 위안(한화 약 72조 84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중국의 신예 브랜드들은 젊은 세대의 ‘칭지에야’ 트렌드에 맞춰 기분전환, 재미 등을 강조한 주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맛이야말로 제품이 성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中 3억 인구가 수면장애 앓아… 무섭게 떠오르는 ‘수면 시장'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수면은 스트레스 해소, 피로 해소와 면역 기능 강화 등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중국수면연구회(中國睡眠研究會)가 2021년 발표한 '운동과 수면백서(运动与睡眠白皮书)'에 따르면 중국에는 3억 명이 넘는 인구가 수면장애를 앓고 있다. 중국에서 수면 장애 인구가 늘며 관련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의 수면 시장은 매트리스, 베개, 이불 등을 포함한 침구 용품이 주를 이룬다. 아이미디어리서치(艾媒咨詢)에 의하면 중국의 수면 경제 규모는 2016년 2616억 3000만 위안(한화 약 48조 8437억 원)에서 2020년 44.42% 증가한 3778억 6000만 위안(한화 약 70조 5427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그 규모가 4000억 위안(74조 676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모징시장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타오바오 티몰 플랫폼의 침구 시장 매출은 553억 1100만 위안(한화 약 10조 31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수면 시장이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신예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으며 업계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 이미엔 홈페이지

사진 이미엔 홈페이지

그중에서도 TPE 소재 제품으로 잘 알려진 수면 브랜드 ‘이미엔(翼眠)’의 강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이미엔은 고탄성 소재와 매쉬 디자인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격자 베개를 선보였고, 2022년 타오바오 티몰 베개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숙면을 부르는 베개로 제품을 홍보한 마케팅 전략뿐만 아니라 수면장애를 평소 생활 스트레스와 연관 짓는 등 스트레스 완화를 강조하는 브랜드 콘셉트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쾌적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브랜드 탕다오(躺島) 역시 베개 제품으로 중국 침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탕다오의 티몰 타오바오 매출은 약 3652만 위안(한화 약 66억 5132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0.9% 증가했다.

사진 징둥

사진 징둥

탕다오의 대표 제품인 고양이 뱃살 베개는 ‘부드럽고 통통한 고양이’ 콘셉트로 힐링, 불안감 해소, 스트레스 해소 등 제품의 편안하고 자유로운 특징을 강조했고 젊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공감을 끌어냈다. 오늘날 제품의 질 못지않게 제품에 정서적 가치를 잘 담아내고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제품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

현재 중국 수면 시장의 베스트셀러 제품을 살펴보면 침구 용품은 주로 물리적인 측면과 심리적인 측면 두 방면에서 스트레스 완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관련 업체는 침구 용품의 원단 및 첨단 기술 개발을 통해 소비자의 감각적인 경험을 지속해서 개선할 뿐만 아니라 마케팅 시 신체 완화와 스트레스 해소를 연관 지어 소비자의 공감을 높여야 한다. 향후 중국 수면 시장에서는 침구류뿐만 아니라 디지털 디바이스, 수면 보조 디퓨저 등 새로운 수면 관련 제품군이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칭지에야 알면 중국 시장의 미래가 보인다

급변하는 환경과 이에 따른 불안정성에 중국 젊은 세대는 일상에서도 항상 강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 ‘칭지에야’는 가볍고 부담 없는 방식으로 이들의 긴장을 풀고, 복잡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탈출구를 제공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감정적 가치가 높은 제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더 쉽게 사로잡는다. 강한 공감을 바탕으로 소비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영향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칭지에야’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이들의 소비 방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젊은 세대의 일상과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 곧 중국 소비산업을 이해하는 방법이 된 것이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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