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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진흙 입히는 WBC 공인구…실전 적응 첫 단계

중앙일보

입력

진흙이 입혀진 WBC 공인구. 뉴스1

진흙이 입혀진 WBC 공인구. 뉴스1

다음 달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주요 변수 중 하나는 공인구다. KBO리그에서 쓰는 공과는 다른 느낌의 공인구가 이번 대회에서 쓰인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미끄러움’이다. 태극마크를 단 투수들 대다수는 “확실히 KBO리그 공인구보다는 미끄럽다. 손에서 잘 빠지는 느낌이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실밥의 차이가 숨어있다. 롤링스가 제작하는 WBC 공인구는 KBO리그 공인구보다 실밥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실밥을 채는 힘이 중요한 투수들로선 민감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 국가대표 투수들은 일찌감치 KBO로부터 WBC 공인구를 넘겨받아 적응을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개인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은 이 공으로 캐치볼을 하면서 감각을 익혔다. 왼손 투수 구창모는 “공 자체가 미끄럽기는 하다. 그래도 계속 연습을 하면서 많이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진흙이 입혀진 WBC 공인구. 연합뉴스

진흙이 입혀진 WBC 공인구. 연합뉴스

대표팀 차원에서도 공인구 적응은 진행되고 있다. KBO 운영팀 관계자들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에서 공인구에 손수 진흙을 발랐다. 실전에서와 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메이저리그는 공식경기에서 이처럼 공인구에 진흙을 입힌다. 메이저리그가 주관하는 WBC에서도 마찬가지. 이를 잘 알고 있는 KBO는 첫 번째 연습경기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대표팀은 투수 7명이 마운드를 밟았다. 김광현을 시작으로 고영표와 정철원. 원태인, 정우영, 이의리, 고우석이 1이닝씩 던졌다. 이들은 모두 진흙이 발라진 공을 뿌렸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횡으로 꺾이는 커브나 슬라이더를 던질 때는 손에서 조금 미끄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서도 “미끄럽다고 느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제구가 잘 됐다. 생각보다 무브먼트도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0일 KIA 타이거즈, 23일과 25일 KT 위즈, 27일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적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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