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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 박지현 "이재명 방탄 측근들, 실상은 본인 공천용" [스팟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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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위원장이 지난해 7월 8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우상조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위원장이 지난해 7월 8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우상조 기자

최근 『이상한 나라의 박지현』을 출간하고 정치 활동을 재개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구속 기로에 놓인 이재명 대표와 측근들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지난 15일 진행한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설사 구속이 된다고 해도 공천권을 내려놓지는 않을 것 같다”며 “총선에 목매는 측근들이 이 대표를 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본인의 공천 따기에 바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는 것이 (방탄 프레임을 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이 대표가 본인이 가진 기득권을 다 내려놓을 각오로 임해야 지금의 정국을 돌파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출신인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1월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이후 이 대표를 잇따라 비판하며 ‘이재명 저격수’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뷰는 박 전 위원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타임 100 임팩트 어워드’에 참석한 뒤 진행됐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타임 100 임팩트 어워드’에 참석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 페이스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타임 100 임팩트 어워드’에 참석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 페이스북

지난해 9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넥스트 100인’의 ‘리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두바이에선 어떤 사람들을 만났나.
“인도네시아의 산림 보호 활동가 파위자 파르한을 만나 대기오염, 산림 보호, 농업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우리 정치가 관심을 쏟아야 할 우선 순위를 판단할 수 있었다. 보츠와나 최연소 장관인 보골로 케네웬도(36) 통상산업부 장관과는 성 평등과 기후변화 관련 연대를 모색해보자고 약속했다. 9월에 싱가포르에서 행사가 또 있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더 많은 동료도 만나서 연대의 장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타임지 행사의 중요 키워드는 무엇이었나.
“현 시점에서는 ‘안전’이라고 결론 내렸다. 온라인에서는 디지털 기본법을 제정하는 일, 오프라인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탄소 배출을 축소하고 탄소 정화 조건을 향상하는 문제는 한 나라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두 가지 문제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를 만났다는 것이 뜻 깊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9일 서울에서 연 출판 기념회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북콘서트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서울 행사에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며 “저도 출마해서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는 어떻게 보나.
“이 대표 본인이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 특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얘기를 계속 했다. 본인이 말했던 것처럼 포기 하는 게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체포 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시는 것이 기득권 정당, 방탄정당, 내로남불이다.”  
민주당에게 필요한 차기 총선 전략은 무엇인가.
“‘586’ 의원 중 수도권 다선 의원들은 각자 험지로 가거나 용감한 퇴장을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이인영 의원이 고향인 충주로 내려가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분들은 지더라도 지방선거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 정말 험지로 가거나 용감한 퇴장을 하면서 청년을 후원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게 민주당이 살 길이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출판 기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재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출판 기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재 기자

민주당이 ‘입법 독주’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쟁점 법안을 본회의에 계속 올리고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과 ‘양곡관리법’은 노동자와 농민의 생존권과 직결돼 있다. 민생 법안은 밀어붙여야 한다. 국민의힘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방탄을 계속하면 민주당이 이 부분은 돌파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행동은 계속 국민 앞에 보여야 한다.”
향후 구체적인 출마 계획은.
“차기 총선은 내게 단기 플랜이다. 지금은 정말 길게 보면서 ‘대결 정치’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로 바꾸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당장 나 혼자 당선된다고 바뀔 수 없다는 걸 너무 느꼈다. 같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동료를 모아서 (국회로) 들어가는 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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