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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앞두고 지은 집의 사계절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27호 21면

집의 일기

집의 일기

집의 일기
박성희 지음
책사람집

“아파트에서 이 생을 마감하게 될 거라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다. 아파트에서 요양원으로 이어지는 삶. 나는 그 틀에 갇히고 싶지 않았다.”

일흔의 나이를 앞두고 콘트리트를 벗어나 강원도에 집을 짓기로 결심했던 순간을 저자는 이렇게 회상한다. 이 에세이집은 그렇게 인생의 황혼 무렵에 지은 집에서 사계절을 보내는 이야기다.

자신에게 꼭 맞는 집을 지어 사는 것은 “삶의 태도가 바뀌는 벅찬 경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흙을 고르고, 꽃씨를 뿌리고, 꽃봉오리 틔우는 봄을 맞는 것은 소박하고 단출한 행복이다. 그의 집은 EBS ‘건축탐구 집’ 시리즈에서 ‘황혼의 집, 비탈에 서다’ 편에 소개되기도 했다.

강원도 금당산의 사계절이 빼곡히 담긴 그의 에세이는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으로 가득 차 있다. 마당에 쌓이는 하얀 눈을 보며 달빛을 맞는 순간을 “아무도 몰래 좋아한다”는 저자의 감상은 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언젠가는 교외에 집을 짓고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읽는 이에게도 슬며시 고개를 든다.

텃밭에서 직접 가꾼 싱싱한 채소들로 만든 한 상 차림, 친구들을 초대해 먹는 정갈한 한 끼 식사, 안개 핀 산골 풍경 등 아름다운 사진들이 곁들여져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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