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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담배 끊었는데 허리 통증? 유산소운동으로 뱃살도 빼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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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호 27면

생활 속 한방

내일이면 2023년을 맞이한 지 정확히 50일이 된다. 새해를 맞아 세웠던 계획들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중간 점검이 필요한 때다.

각자의 다양한 목표 중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이른바 ‘3대 결심’이라 불리는 금연·금주·다이어트다. 실천이 어려운 만큼 같은 목표를 몇 년째 반복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 같은 결심들이 계속해서 이뤄지지 않으면 매년 건강이 악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담배와 술, 비만 모두 척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들며 퇴행성 변화가 진행될 경우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전자담배, 미세혈관 혈액 순환 방해

그중에서도 흡연은 디스크(추간판)의 퇴행을 촉진해 척추 건강에 매우 부정적이다. 이에 굳은 금연 의지가 필요하지만 코로나19팬데믹 이후 각종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늘며 전자담배 등의 형태로 흡연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공개한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궐련형 전자담배 담배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몸은 이를 감안해주지 않는다. 전자담배에도 니코틴을 비롯한 주요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디스크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의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디스크 내부에 있는 수핵이 쭈그러들거나 딱딱해진다. 충격을 흡수해야 할 디스크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후 다각화하고 있는 주류 소비도 척추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국세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맥주와 소주 출고량은 2019년 대비 각각 -13%, -10%로 감소한 반면 위스키, 전통주 등의 출고량은 5% 늘었다. 근데 이처럼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다른 술과 비슷한 양을 마셔도 척추 주변의 구성 요소에 미치는 부담이 더욱 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신체가 알코올 분해를 위해 사용하는 단백질량이 많아지며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에 필요한 단백질을 사용하는 것이 원인이다. 또한 술은 상처 회복 및 염증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이미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경우 증상이 빠르게 악화할 위험도 존재한다.

금연을 지속하다가도 음주로 인해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으며 흡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술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담배를 피워 한해 목표가 물거품이 돼버리는 것이다.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면 구강암은 35배, 두경부암은 4배까지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가급적 술자리 흡연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만약 50일간 금연과 금주를 지켜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면 자신의 체중도 돌아볼 것을 권한다. 중독성 강한 니코틴과 알코올을 끊어내는 과정에서 마음이 불안하고 입이 허전해 사탕이나 초콜릿 등 고열량 간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담배를 끊으면 같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유지해도 체중이 증가하기 쉽다는 사실이 연구논문을 통해 입증됐다.

늘어난 지방은 복부 주변에 누적되기 쉬운데 이때 몸의 무게 중심이 앞을 향하게 되며 척추 또한 전방으로 쏠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박이 증가해 손상 및 통증이 유발되고 심할 경우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모든 활동의 기본이 되는 보행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허리디스크 치료에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치료법으로는 비수술 한방치료가 있다. 특히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다양한 치료법이 모여 시너지를 내는 한방통합치료의 경우 재발과 부작용의 위험이 적고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추나요법·약침 통증 완화 효과 입증

먼저 한의사가 직접 척추와 주변 조직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을 실시해 틀어진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고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소시킨다. 이어 척추 주변 근육에 침을 놓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허리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약침 치료를 한다. 한약재 유효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통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여기에 환자 체질 및 세부 증상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약해진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한방통합치료의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저널 ‘건강관리(Healthcare)’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의 허리 기능장애지수(ODI)가 장기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밝혀졌다. 장기추적관찰 결과, 입원 시 46.39로 중증 이상의 장애 수준에 달했던 ODI가 퇴원 후 낮은 장애 수준인 16.47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시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소한 것이다.

치료와 함께 유산소 운동과 같은 일상 속 노력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은 척추·관절 주변의 근력을 강화할뿐만 아니라 체내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니코틴 및 알코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원활한 혈액순환 및 땀을 통한 노폐물 배출과 지방 연소에도 효과적이다.

입춘을 지나며 점차 포근해지는 날씨와 함께 실천하기 좋은 유산소 운동으로는 등산을 권한다. 등산하는 동안 내쉬는 거친 호흡을 통해 노폐물을 배출하고 폐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 또한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을 낮추고 심신을 안정시켜 흡연 및 음주 욕구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산행으로 인해 활발해진 신진대사는 칼로리를 빠르게 소모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각종 욕구 조절이 어렵다면 지압법으로 대뇌를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인 지압법 중 하나로는 ‘중충혈(中衝穴)’ 지압법이 있다. 중충혈은 ‘마음을 담당하는 혈자리’라고 불릴 정도로 틈틈이 지압하면 욕구에 휘둘리는 정신을 바로잡는 효과가 있다. 지압법은 간단하다. 중지 손톱 끝에서 엄지 방향으로 2㎜가량 떨어진 지점을 10초 동안 세게 누르면 된다.

목표는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되기도 하지만 자칫 무리한 목표는 의지 자체를 꺾어버릴 수 있다. 50일 만의 점검 결과 실패가 예견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목표를 재정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매달 음주 및 흡연, 식사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현실적인 목표를 차근차근 실천해 더욱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2024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자.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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