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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 대형로켓 '3, 2, 1' 카운트다운 뒤 연기만 뿜다 멈춰 '눈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이 ‘우주 강국’을 노리며 야심차게 준비했던 대형 로켓 발사가 17일 무위에 그쳤다. 카운트다운까지 했지만 하얀 연기만 남긴 채 관측 위성을 실었던 로켓은 발사대를 뜨지 못했다. 일본은 “실패가 아니라 중지”라며 다음 달까지 발사를 재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차세대 대형 로켓인 H3이 17일 오전 발사대에서 흰 연기를 내뿜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의 차세대 대형 로켓인 H3이 17일 오전 발사대에서 흰 연기를 내뿜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새 주력 대형로켓 H3에 무슨 일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이날 오전 10시 37분 가고시마(鹿児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우주센터에서 첫 차세대 대형 로켓인 H3을 발사대에 올려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메인 엔진 스타트’란 말과 함께 하얀 연기가 솟아올랐지만, 로켓은 날아오르지 못했다. 고체 보조 로켓이 점화되지 않았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 로켓은 2014년부터 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야심작으로 개발비만 2000억엔(약 1조9300억원)이 투입된 차세대 로켓이다. 최장 길이 63m, 직경 5.2m로 엔진 부품 수를 기존 로켓보다 20% 줄인 대신 추진력을 1.4배 높였는데, 일본은 이를 국가 인공위성 발사와 우주개발에 이용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이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 미국 주도의 달 탐사인 아르테미스 계획 등에 활용될 거란 전망도 있었다. JAXA는 이번 발사 중단에 대해 “주 엔진(LE-9)엔 착화했지만, 고체 보호 로켓에 착화하지 못해 발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눈물 보인 연구원 “실패 아닌 중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오카다 마사시(岡田匡史) H3로켓 프로젝트 매니저가 17일 발사 중지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JAXA 제공 AP=연합뉴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오카다 마사시(岡田匡史) H3로켓 프로젝트 매니저가 17일 발사 중지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JAXA 제공 AP=연합뉴스

이날 오후 2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앞에 선 오카다 마사시(岡田匡史) H3 로켓 프로젝트 매니저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카운트다운도 예정대로 시작했지만 1단 기체 시스템이 이상을 감지해 착화 신호를 송출하지 않아 발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H3 로켓엔 고체 보조 로켓(SRB-3)을 본체 주위에 장착한다. 길이가 약 15m, 직경 2.5m의 원통 형태인데, 고체 연료를 태워서 발사 초기 단계에 추진력을 내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H3에 장착한 고체 보조 로켓은 모두 2개다. 발사 0.4초 전에 점화돼 연소되며 로켓이 발사하도록 설계됐다. 고체 연료는 1분 56초 만에 본체에서 분리될 예정이었다.

오카다는 “실패 아니냐”는 일본 취재진 질문에 “실패는 여러 정의가 있지만 카운트다운 시퀀스에서 멈춘 것은 우리는 중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재차 “시스템 이상으로 멈춘 것은 실패 아니냐”고 했지만 그는 부인했다. 그러면서 “발사는 예비 기간 내(오는 3월 10일까지)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H3의 발사 시도가 무산되면서 일본이 추진한 위성 발사 수주 사업에 타격을 입게 됐다고 전망했다. 차세대 대형 로켓을 30년 만에 내놓으면서 일본은 이미 영국으로부터 1건의 상업용 위성 발사를 수주한 바 있다. H3의 발사 역시 2번이나 연기된 터라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로켓 발사가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엔 소형 로켓 입실론 6호 발사가 실패하면서 원인 분석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발사 중단에 대해 “대형 로켓은 H2A(현행 대형 로켓)가 2024년도 50호기 퇴역이 예정돼 있어 발사가 늦어지면 국가 우주전략의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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