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속에 피어난 How is the 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가 올린 유튜브 ‘쇼츠’(1분 미만의 짧은 영상)가 화제다. ‘쇼미더 최고위원’이라고 적힌 플래카드 앞에서 캡모자를 옆으로 비스듬히 눌러 쓴 태 후보가 손가락으로 야릿하게 하트를 그리며 “김정은 밑에서 살기엔 엘리트 태”라고 랩하는 영상이다. 음악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난해한 랩으로 이슈가 됐던 한 경연자의 모습을 패러디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래 끼가 있으신 건 알았는데 선거를 위해 이런 것까지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선 경쟁이 격화하면서 각 캠프의 이색 선거 경쟁도 불붙고 있다.
태 후보는 한 달 전인 1월 6일 쇼츠로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했다. 영상에는 의원회관으로 출근 중인 태 후보가 “의원님, 최고위원 출마선언 언제 하실 거에요?”라는 질문에 ”네?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며 갑자기 춤을 추는 모습이 나온다. 모든 질문에 ‘하입보이’(Hype boy) 춤으로 대답하는 ‘밈’(Meme·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짤방)을 활용한 것이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1만회를 넘겼다.
지난 12일 공개된 천하람 대표 후보 등 이준석계 4인의 응원전 영상도 화제였다. 천 후보는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정장을 입고 연세대 응원가에 맞춰 치어리딩을 선보였다. 이들은 응원가에서 ‘사랑한다 연세’ 가사를 ‘사랑한다 국민’, ‘사랑한다 당원’으로 바꾸었다.
연세대 응원단 출신 이기인 후보의 현란한 춤사위와 최연소지만 김용태(32) 후보의 어색한 몸놀림이 대조적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관련 연습 영상도 SNS에 올렸다. 영상이 회자되자 천 후보 측 관계자는 “고려대 응원가인 ‘엘리제를 위하여’를 이용한 영상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대표 후보는 ‘지식의 칼’, ‘성제준TV’, ‘호밀밭의 우원재’, ‘내시십분’ 등 보수성향 유명 유튜버와의 협업을 시도 중이다. 지난해에는 ‘하루살이 인턴이 미친 척하고 올려본 대외비’라는 쇼츠로 김 후보의 NG 컷을 공개하고, ‘건강전도사 김기현’이라며 빨간 잠바를 입고 옆집 아저씨처럼 체조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 후보는 10일 ‘챗 GPT 시연 영상’으로 주목받았다. 안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당협위원장이 선거운동을 해도 되나요?”라고 질문했고, 챗 GPT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은 나경원 전 의원이 김기현 후보에 대해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힌 날이다. 나 전 의원이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인 것을 감안하면, 안 후보가 에둘러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됐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챗GPT 스타트업 기업 랭코드를 방문해 직접 챗GPT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 실장은 “선거인단이 84만명이나 되다 보니 과거와 같이 조직 선거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후보들이 하는 것 같다”며 “특히 당원 비중에서 2030세대가 늘면서 ‘보는 재미’를 바탕으로 인지도와 정책을 알리는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윤·비윤 등 계파 경쟁이 아니라 후보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