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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쭐난 은행 외에 여기도 '돈잔치'...보험‧카드사 성과급도 손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금융당국이 보험사와 카드사에 대해서도 성과 보수 체계가 적정한지 점검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권의 과다한 성과급을 두고 ‘돈잔치’라고 비판하는 등 은행권에 대한 질타를 쏟아낸 가운데 금융당국의 ‘압박’ 대상이 금융업권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성과 보수 체계 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성과급이 이익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는지를 살피기로 했다.

지난해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요 보험사는 호실적을 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2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86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9.4% 오른 역대 최대 규모다. DB손해보험(당기순이익 9970억원·증가율 14.2%), 현대해상은 (5746억원·32.8%), KB손해보험(5577억원·84.8%)의 실적도 좋았다.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는 연봉의 30~40%에 이르는 성과급을 직원에게 안겼다. 배당도 늘렸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의 지난해 결산 배당 총액은 약 1조3600여억원으로 전년보다 60%가량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금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각 사가 건전성 강화에 힘쓰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가 불가능해진다”면서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성장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당장 돈이 잘 벌린다고 성과급과 배당만 퍼주지 말고 내실부터 챙기라는 경고다.

금감원은 카드사의 성과 체계도 점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 등 4개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8467억원이다. 이에 주요 카드사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증가한 규모의 성과급을 직원에게 줄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시장금리가 오르자 이용 한도 등 고객서비스는 줄이고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0% 중후반대까지 인상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리볼빙 등의 대출 금리를 내리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호전된 만큼 대출이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금융당국은 또 은행 산업의 구조 개선을 위해 이달부터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오는 23일 열기로 했다.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13차 비상경제민생안전회의 결과에 대한 후속 조처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은행업의 과점 폐해를 언급하며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에게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TF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위·금감원·은행권·학계·법조계·소비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운영된다. 과제별 실무작업반도 함께 가동된다. TF에서는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과 함께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된다. 금융당국은 오는 6월 말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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